Page 52 - 대한사랑 11호
P. 52

시론




                           최근 뉴-라이트의 집단적 등장이

                                    갖는 의미에 대하여


                                - 식민사학계의 거듭된 패배를 주목하며 -





                                                                      글. 나간채 (전남대 명예교수)

          문제                                        불과는 전혀 다른 반민족적 현실이 전개되
           한 해를 돌아보면, 대체로 달에 따라 상징                  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들어 역사적 의미

                                                                                    1)
         하는 역사적 사건이 거론되곤 한다. 3월에                    가 큰 국가기관의 수장에 뉴-라이트  친일
          는 삼일절이 있고, 5월에는 단오절, 그리고                  인사들이 연이어 대거 기용되고 있는 사실이

         8월이면 민족해방을 맞이한 광복절이 그러                     이를 입증한다. 독립기념관을 비롯하여 국사
         하다. 무엇이 이러한 상징을 만들어 내고 기                   편찬위원회, 진실화해위원회, 동북아역사재
         억하게 하는가? 그것은 역사가 만들어낸 힘,                   단, 한국학중앙연구원, 방송통신위원회 등

          즉 역사의 힘이라 할 것이다. 그 때, 거기에                 이 그 사례이다. 특히, 독립기념관은 우리 민
         서 수많은 사람들이 몸 바쳐 싸웠고, 다쳤                    족사의 진실을 밝혀주는 상징성이 큰 사적

         고, 고난 속에 죽어갔던 사실들과 의미가 모                   (史蹟)인데, 이 기관의 책임자에 민족혼을 외
         이고 쌓여서 형성된 힘이다. 즉, 역사는 함성                  면하고 ‘일본 국적’을 운운하는 인사가 임명

          들과 태극기와 투쟁과 선혈이 축적된 의미                    되었다는 사실은 상식 차원에서도 비판을
         로 이루어진 구성된 실체이다. 그리하여 역                    면하기 어려운 일이다. 돌이켜 보면, 일제강

          사에 담겨있는 힘은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                    점기 친일행적에 대하여 죄의식과 수치심에
         시키는 원동력이 된다. 오는 11월도 민족독                   싸여 고개를 못 들고 숨죽이며 숨어 지내던
         립을 위해 싸웠던 학생운동의 뜨거운 외침                     때가 있었는데, 오늘날 수치심을 모르는 이

          과 피의 역사, 그 역사의 힘을 느끼게 한다.                 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반민족의 만행에 다
           그런데 올 해 ‘학생의 날’을 맞는 우리의                  름 아니다.

         심리가 특히 무겁고 착잡한 이유는 무엇일                       특히 이러한 사실이 지난 총선거에서 참패
          까? 1929년 11월에 타올랐던 청년학생의 횃                한 정부여당에 의해 이루어졌다는데 큰 놀라



          1) 용어 자체는 ‘새로운 우익’을 뜻하지만, 여기에서는 극우-반공-보수주의적 성향을 기본으로 하며, 이
           승만 찬양 및 건국절 주장, 그리고 식민지근대화론에 따라 일본의 식민주의 역사관을 지지하여 자주적
           우리역사에 대한 왜곡을 자행하는 입장을 의미한다.


          50
   47   48   49   50   51   52   53   54   55   56   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