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6 - 대한사랑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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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흐름은 공공사학public history 발전            식민사학계의 한 연구자는 역사왜곡을 비판
         과 어울려 더욱 확장-발전함으로써 대중의                     하는 시민사회에 대하여 강력하고도 극단적

         역사인식에 큰 자극이 되었던 것이 사실이                     인 공격성을 보여주었다. 그는 식민사학의
         다. 이 흐름 속에서 솟아오른 하나의 주제가                   원조로 거명되는 이병도를 두계신(斗溪神)이

         우리역사에 대한 새로운 자각과 성찰이다                      라 표현했고, 시민사회의 비판적 공격에 맞
         (예를들면 ‘역사스페샬’이 대표적이다). 여기에서 우              서기 위해 ‘參戰(참전)’이라는 용어를 사용했

         리민족사의 왜곡된 현실과 의문을 인식하게                     다. 이러한 표현들에서 우리는 강경파 식민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학계가 내면에 품고 있는 物神性(물신성)과
          충격이 왜곡된 우리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                    호전성을 알 수 있다. 이는 식민사학을 지켜

         다는 자각과 민족적 당위성을 공유하게 되                     내기 위해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일전불사의
         었으며, 그러한 공감대가 힘을 얻어 확장되                    뜻을 짐작하게 한다.

         고 있는 현실을 부정할 수 없다.                           또한 2024년 여름에 발표된 한 학술지에
           2023년 이후 진전된 역사광복운동은 폭                   는 ‘사이비역사학 비판과 비판 너머의 역사
         넓은 시민적 호응을 얻었고, 그 기반을 확장                   쓰기’라는 표제 아래 4개의 논문을 게재하

         시켰다고 본다. 공간적 토대는 일부의 국지                    여 식민사학계가 당면한 현실에 대하여 강
         적 영역으로부터 전국의 여러 지역으로 확장                    도 높은 경각심을 보여주고 있다. 예를 들면,

         되었고, 주제는 개별 분산적 과제들이 전국                    ‘...학문의 위에 올라타 목을 조르는 행위를
         적인 연대 하에 체계화되고 실질화되는 성과                    무력하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보다 강하게

          를 얻게 된 것이다. 여러 수준에서 전국적 연                 연대의식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는 현실
                                                                                  2)
         대가 형성 발전되었으며,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은 강도 높은 투쟁의지를 강조하는 것

         성원도 적극적임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아닐 수 없다.
           그리하여 역사광복운동의 거센 물결에 밀                      학자들의 이와 같은 현실인식은 자연스
         린 역사왜곡 세력의 충격은 컸던 것 같다. 그                  럽게 정치경제계 및 문화계를 비롯하여 여

          들의 대응에서 그것을 추정할 수 있다. 그것                  타 사회분야에 여러 가지 방식을 통해 전파
          은 이전의 대응과는 현저히 다른 양상을 보                   되었을 것은 쉽게 추론할 수 있다. 학문의 세

         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 물결에 대한 강                  계는 정치계나 경제계와 다양한 방식으로
         경파 식민사학계의 반응에서 확인할 수 있                     소통하고, 상호간에 인적자원을 주고받으

         다. 그해 5월에 있었던 신문지상 토론에서                    며 구조적으로 연계되고 체계적으로 작동하



          2) 기경량, 「한국사이비역사학의 계보와 학문권력에의 욕망」, 『역사비평』(2024, 여름), 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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