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 - 대한사랑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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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놓는다. 이것은 맥박이 뛰는 생명의 모습이며, 사방으로 퍼져나가는 빛의 활
동이며, 자타를 구분 않고 베푸는 뜨거운 사랑이다. 바람과도 같고 물결과도 같
이 확산시켜 나가는 양상이니 결론적으로 홍익(弘益)이다. 현실에서 이는 곳곳에
미치는 정치(政治)적 다스림이 될 수도 있고, 교화(敎化)의 성격을 띨 수도 있으며
혹은 문명을 전수하는 것으로도 규정될 수 있다.
3) 풍류(風流)의 의미
이로써 ‘풍류’란 신도(神道)를 일으켜서 만유생명을 교화하고 하나되게 하는 것
이다. 잠재되어 있는 신성(神)을 일깨워서 그 흐름으로 공명하여 하나 되게 하는
것으로 한 단어로 집약한다면 ‘신바람’이라고 할 수 있겠다. 풍류를 신바람이라
고 할 때는 풍(風)이 근원적 세계인 신(神)과 의미가 통하고, 류(流)는 바람과 뜻을
같이 한다. 세간에는 ‘신명나다’ 혹은 ‘신나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는 ‘내 안의
신이 드러나다. 잠자던 신이 막 깨어났다’는 뜻으로 신이 일어나서 하나로 어우
러지는 신바람 문화이자 풍류 문화와 관련된 용례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풍류는 신바람 문화로써 상고시대의 원형질이기에 이를 뿌리로 정치,
교화, 종교, 예술, 사회문화, 조직체 등의 인간 생활 전반이 꽃 필 수 있었다. 「난
랑비서」에서 최치원이 말하는 ‘①현묘지도, ②실내포함삼교, ③접화군생’은 이런
풍류의 특성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5. 풍류의 세 가지 속성
1) 현묘지도(玄妙之道)
풍류를 ‘현묘지도(玄妙之道)’라 한 최치원의 표현은 심오함을 느끼게 한다. 그 깊
이를 알기 어렵고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경지를 현묘함이라 일컬으니, 이것은
의식경계에서 쉬이 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소 풍류의 신비로운 이면을 부
각시키는데, 풍류와 관련이 깊은 화랑에 관한 기사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화랑은 선도(仙徒)이다. 우리나라에서 신궁(神宮)을 받들고 하늘에 대제(大
祭)를 행하는 것 … 옛날에 선도는 단지 신을 받드는 일을 위주로 했는
데, 국공(國公)들이 무리(화랑도)에 들어간 후에 선도는 도의(道義)를 서로 힘
썼다. (『화랑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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