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 - 대한사랑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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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통맥 바로잡기ㅣ신라 ②
신라에서 드러난 한국의 고유사상,
풍류(風流)
글. 이주희 (대한사랑 학술위원)
한민족을 흔히 ‘풍류를 아는 민족’이라 한다. 풍류를 즐길 줄 안다는 것은 멋스럽고 풍치가 있다
는 말로 미학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고, 춤과 노래 등의 예술적 행위를 떠올리게끔 한다. 이
렇듯 친숙한 말이지만 풍류가 본래 함의하고 있는 의미는 훨씬 폭이 넓고 깊다. 현대에 남아 통
용되고 있는 뜻은 풍류의 일면만이 남은 것이고, 풍류의 실상은 신라의 대학자이자 명문가였던
최치원(崔致遠)이 남긴 난랑비(鸞郞碑)의 서문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국유현묘지도 왈풍류라(國有玄妙之道 曰風流) 나라에 현묘한 도가 있으니 이것을 일러 풍류
라 한다’는 「난랑비서(鸞郞碑序)」의 첫 구절은 우리 한민족의 고유 사상을 일컬어 풍류로 천명
한 명구이다. 외래 사상이 유입되기 전 한민족 고유의 정신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는 키워드가
바로 ‘풍류(風流)’인 것이다.
이것은 곧 한민족의 정체성이자 현대에도 한국인을 통해 표출되고 있는 문화의 인소(因素)이기
에 과거에만 머물러있지 않고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1. 한국 고유사상을 전하는 실마리, 「난랑비서」
최치원(崔致遠, 857~?)
한국 고유사상을 탐색하는 데 있어 단초가 될
만한 역사 기록은 통일 신라 말기의 석학인 최
치원(崔致遠, 857~?)이 남긴 「난랑비서(鸞郞碑序)」를
들 수 있다. 문자 그대로 「난랑비」의 서문을 일
컫는데, 「난랑비」의 전문은 현존하지 않고 서문
만이 『삼국사기』 「신라본기」에 남아 전해질 뿐
이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최치원이 「난랑비」의 서문에서 말하기를, “우
리나라에 현묘(玄妙)한 도(道)가 있으니, (이것을)
일러 풍류(風流)라고 한다. 가르침의 근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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