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대한사랑 11호
P. 21

2024. 11



                      을 말한다. ‘접화(接化)’는 표면적인 접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밀접하게 하나 되
                      어 변화를 지어냄을 뜻한다. 거리감이 전혀 없이, 인간 삶의 전반에 깊이 침투하

                      여 사람들을 변화시키고 감화시키기도 하며 교화하는, 그야말로 현실을 전혀 떠
                      나있지 않은 의미로 봐야 한다. 접화의 대상인 ‘군생(群生)’은 만물을 의미하지만

                      인간 삶을 중심으로 볼 때는 인생을 영위하는 데 있어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인
                      가정에서부터 나라를 경영하는 정치까지 풍류정신이 깊이 무르녹아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로 미루어보아 ‘접화군생’은 그야말로 ‘재세이화(在世理化)·홍익인간(弘益人間)’
                      을 잘 표현한 말이라 하겠다. 전혀 이질감 없이 세상에 무르녹아서 변화를 지어

                      내고, 널리 모든 생명을 이롭게 하는 것이야말로 ‘접화군생’이다. 그렇기에 ‘접화
                      군생’을 통해 풍류의 가르침은 매우 ‘현실적’임을 알 수 있다.

                        불교와 도교는 속세를 등지고 깨달음과 수련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접’도 아
                      니요, ‘군생’에도 한계가 있다. 유교는 현실참여를 이끌어 내고 인간 사이 관계성
                      의 윤리덕목들을 제시하나 조선의 양반과 같은 특권층 또는 남성 위주의 문화이

                      며, 군사력과 경제 등의 핵심적인 현실문제에 어둡기에 ‘군생’을 접화한다고 보
                      긴 어렵다. ‘접화군생’ 또한 풍류의 고유한 특징인 것이다.




                      6. 풍류 문화는 진정한 대자유인이 되는 삶의 길


                        앞서 풍류의 의미에서 풍류라는 두 글자를 체(體)와 용(用)의 관계로 해석한 것

                      이, ‘현묘지도·실내포함삼교·접화군생’의 세 가지 표현에 대해서 알아봄으로써
                      좀 더 구체적으로 이해될 수 있었다. 풍류문화의 성격은 한마디로 매우 ‘근원적
                      (궁극적)이며 종합적이고 현실적’이다.

                        풍류라는 신바람 문화는 진정한 대자유인이 되는 삶의 길이 아닌가 하는 생각
                      이 든다. 어느 한 모퉁이에 쏠리지도 않고 신선이나 부처를 찾아 고상한 담론에

                      빠져 현실을 도피하지도 않으며, 현상세계에만 매몰되어 생명의 진정한 가치와
                      신비로움을 잊어버리지도 않는다. 근원 세계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현실에 발
                      을 디디고 종합적인 문화를 일구어냈던 우리의 원형정신인 풍류는 한국인의 집

                      단 무의식으로 유전되어 또 다른 역사흐름인 ‘한류(韓流)’를 일으키고 있다. ‘풍류
                      와 한류’, 세계를 선도할 한국인의 문화의 힘이다.



                                                                                              19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