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 - 대한사랑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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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령하던 고조선이요, 부여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라 볼 수 있다.
              또한 박혁거세는 어리지만 왕으로 추대되었는데 이는 무리를 묶을 수 있는 명

            분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다. 권력이나 군사력 같은 물리적인 힘이 아니라, 단군
            조선의 유민으로 자리 잡은 이들이 왕으로 받들만한 혈통에 관련된 상징성이 작

            용한 것이다.
              그리고 ‘혁거세’는 ‘불구내’ 또는 광명이세(光明理世)로 ‘광명으로 세상을 다스린

            다.’는 뜻이라 했다. 이 이념은 ‘재세이화(在世理化)·홍익인간(弘益人間)’과 뜻이 상통
            한다. 세상에 머물며 이치(진리)로써 뭇 생명을 변화시키고, 널리 인간 세상을 이
            롭게 한다는 우리 민족 본연의 건국이념은 신라의 건국자 박혁거세에 이르러서

            도 그 뜻이 계승되고 있다. 이로써 풍류로 명명한 우리 고유의 문화 정신은 상고
            시대(上古時代)의 사상으로까지 소급할 수 있다. 풍류는 신라의 시대정신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상고시대로부터 이어져 온 한민족의 원형 정신인 것이다.


            4. 풍류의 의미

              풍류라는 말은 어디에서 기원한 것일까? 전해지는 역사 기록상으로는 한민족

            의 고유사상을 풍류라고 정의한 것은 최치원이 최초이지만 스스로 이름 지은 것
             이라 보긴 어렵고, 풍류라는 말의 내력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어음(語音)
                             으로 해석하여 ‘풍류’를 ‘부루’라 하거나, 풍류를 사상적 전통

                               이나 종교적 전통이라는 의미에서 ‘유풍여류(遺風餘流)’의 준
                                 말로 보기도 한다. 또는 우리말 ‘밝달’과 ‘발달’에 따라 이

                                   두문으로 적을 때 풍월이자 풍류가 된다고 보는 견해
                                     도 있다. 이에 더하여 필자는 의해(義解)의 방법을 취
                                           하여 ‘풍’과 ‘류’의 각각의 의미를 고찰한 바

                                             를 서술하고, 풍류가 상고시대의 신교문화
                                             와 어떻게 의미가 상통하는 지를 간단히 기

                                         술하겠다.
                                      풍류라는 두 글자를 놓고 본다면 풍(風)은 근원적

                                  세계를 지칭하는 바탕 즉 체(體)가 되고, 류(流)는 작용
                                적 측면의 용(用)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삼국유사』 <미륵

                                 선화·미시랑·진자사>에서는 “(미시랑이) 풍교가 보통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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