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대한사랑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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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1



                      과 달라 풍류가 세상에 빛났다.”고 하는데 ‘풍의 교화’를 뜻하는 ‘풍교(風敎)’ 역시
                      도 체용의 관계로 파악할 수 있다. 또한 풍류와 동의어로 인식하는 ‘풍월(風月)’에

                      서 풍은 보이지 않는 본체이고, 월은 만물을 환히 비추는 현상으로 작용의 측면
                      에서 볼 수 있다.



                      1) 풍(風)의 의미
                        먼저 ‘풍(風)’의 의미를 살펴보면, 『삼국유사』 <미륵선화·미시랑·진자사>에서 화

                      랑도의 시초인 원화를 열 때 진흥왕의 천성에 대해 이와 같이 말한다.

                               진흥왕은 천성이 풍미(風味)가 있어서 신선(神仙)을 숭상하였다.



                        풍미가 있어 신선을 숭상하였다는 표현에서 ‘풍’은 곧 ‘신(神)’을 뜻하는 말로

                      쓰였음을 알 수 있다. 실제 <바람과 신의 속성>을 떠올려보면 서로 닮아있다. 우
                      리는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바람을 느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사물을 움직이는 바람처럼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떠올리는 신의 존재가 이러하
                      다. 바람과 신은 사물을 변화하게 하는 보이지 않는 힘으로 작용하기에 그 속에

                      신비로움과 생동감이 깃들어있다. 서양에서도 바람을 신으로 비유하는 말이 있
                      는데, 헬라어로 ‘프뉴마(pneuma)’는 ‘성령이자 바람’을 뜻한다. 손으로 잡을래야
                      잡을 수 없고 어디서 시작했는지 어디서 끝나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그 중심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는 바람은 신의 움직임이요, 신의 상징성을 잘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풍(風)은 이렇게 신(神)과 통한다.



                      2) 류(流)의 의미

                        ‘류(流)’는 크게 세 가지의 성격으로 정리할 수 있는데, 생(生)이며 화(化)이며 일
                      (一)이다. 생(生)이란 살린다는 것으로 멈춰있던 맥박이 뛰게 하여 움직이게 하고

                      흐르게 하는 율동상이다. 화(化)는 변화를 일으켜 자신의 울림을 타자에게 전달해
                      서 공명하게 하는 것이고, 일(一)은 여러 개체들이 별개의 존재였지만 변화함으로
                      써 한마음이 되고 하나의 기운이 되고 하나로 어우러지게 된다는 뜻이다.

                        정리하자면 흐름(流)이란 퍼져나가는 것이며 공명을 일으켜 다른 사물을 같은
                      울림의 상태로 변화시킨다. 그럼으로써 다른 사물들을 하나로 한 덩어리로 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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