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0 - 월간 대한사랑_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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른 것이죠. “엄마 미안해!” 이런 표현은 상호 보완적인 개념이 들어가는 거라고
봅니다.
최원호 : 지금 효가 일방적인 가치만이 아니라 수평적인 가치로서의 의미도 강조
하셨는데요. 저는 이런 효의 정신이 우리의 건국 정신인 홍익인간에서 유래가 되
었다고 보는데요. 우리 사회에서 이런 기본 가치를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최종수 : 예. 우리 학생들과 젊은이들에게 그런 동기부여를 많이 해주어야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지난번에 대통령 직속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 만났을 때 그런 얘
기를 했어요. 국가 교육 제도를 보면 이런 기본 가치에 대한 교육이 너무 소홀하
지 않냐고 했어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고 문명이 발달해도 가정과 사회의 기본
가치는 변할 수가 없는 것인데 우리가 효나 기본 가치를 소홀히 하면 사람이 AI
의 지배를 받는 세상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요즘은 마음이 급할 때가 있어요.
최원호 : 성균관장으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중의 하나가 차례 형식의 간소화일
텐데요. 어디까지 간소화할 수 있냐? 아무리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해도 형식
이 내용을 규정하기도 하잖아요. 어떻습니까?
최종수 : 한 10년 전쯤에 제가 인터뷰에서 우리 어머니가 평소 피자를 즐기셨으면
제사상에 피자 올리는 게 무슨 문제냐고 했던 적이 있어요. 피자는 서양 빈대떡
아니냐. 그리고 요즘 연휴 기간에 여행을 많이 다니는데 콘도에 가서 차례를 지
내도 괜찮다. 조상님들께서도 잘했다고 하실 거다. 조상 차례 때문에 여행도 못
가고 집에만 묶여 있다면 조상님들께서 가족끼리 여행하면서 콘도에서 차례를
지내주는 것도 좋아하실 거다. 그냥 집에만 묶여서 불평하는 것보다 콘도에 가서
차례 준비하고 모셔주면 더 좋지 않겠냐고 생각해요.
최원호 : 예. 의례라는 것은 결국 우리의 마음이 드러나서 질서화된 것이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의례를 지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보거든요. 유교의 현대화
를 위해서는 중도를 지키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최종수 : 그래서 요즘 제례 문화 간소화에 대해서 얘기를 많이 합니다. 주과포를
얘기하면서 조율이시(棗栗梨柿) 홍동백서(紅東白西) 등을 말하는데요. 꼭 그렇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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