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월간 대한사랑 7.8월호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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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사람도 사람과 만나 살다 헤어지는 일 아닌가. 무려 오백 년이나 지속된 조선

               국의 마지막 황제, 고종이 을사늑약에 의거 외교권을 일본에 빼앗긴 후, 강제 퇴위(1907
               년)당하고 실권 없는 순종 즉위 직후의 세기말적 혼란이 가중되던 암담한 정국이었으나

               목바리의 대치천, 사람들이 살아가는 터전, 목계는 변함없이 흘렀다.



                2. 동학과의 만남

                 갈증, 이는 매헌을 규정할 수 있는 단어이다. 청소년 매헌은 늘 갈급하였다. 문맹에
               다 모두 14남매를 낳은 매헌의 부친은 가난하였다. 매헌의 조부(윤진영)는 아들 삼 형제

               를 데리고 당진군 신평면에서 예산군 덕산면 시량리로 이주하여 버려진 땅, 홍수가 나
               면 사람과 가축이 떠내려가 누구 한 사람 눈여겨보지 않는 외딴 하천부지에 터를 잡았

               다. 땅을 살만한 돈이 없었다. 식량도 바닥난 판에 달리 방도가 없었다. 집 지을 목재 역
               시 준비될 리 없었다. 코앞 수암산 소나무를 베어 얼기설기 집을 짓고는 무작정 인근 산

               야의 뗏장을 일궈 논밭을 만들어 경작하였다. 늘상 삽으로 들판을 개간하여 시량리 사
               람들은 매헌의 할아버지를 ‘두더지’라 불렀다. 용봉산, 수암산에서 내려오는 하천인 노
               곡천과 덕숭산 가야산 사이의 대치천의 두물머리 하천으로 버려진 하천, 도중도가 성지

                                                          (聖地)로 변화되는 과정이었다. 이 도중
                                                          도 오두막집에서 매헌이 탄생하였다.

                                                          훗날 매헌은 친히 이 땅을 ‘도중도(島中
                                                          島)’라 명명하였다. 일본군의 군홧발이
                                                          닿지 않은 섬 가운데의 섬이라는, 자긍

                                                          심 가득한 이름을 지었다.
                                                            당시 매헌의 조부는 매헌이 열다섯

                                                          살에 이르렀을 무렵, 다소간의 논밭을
                                                          떼주어 아들 윤황을 분가시켰다. 분가

                                                          한 매헌의 부친은 가족을 거느리고, 밤
                                                          낮으로 농사지었다. 장자인 매헌 역시

                                                          새벽부터 밤 이슥토록 농사짓는 청년
                                                          농부가 되었다. 이때부터 유독 탐구열
                          매헌 윤봉길 의사(1908~1932)
                                                          이 드높았던 매헌은 주경야독의 표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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