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7 - 월간 대한사랑 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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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06
장본이고, 『태백일사』는 해학 이기의 여 종, 책 3천여 권은 모두 불태워졌
집안 가보로 전해오던 것이다. 오랜 다. 압록강에 처참하게 버려진 토막
세월 목숨처럼 소중히 간직한 그분들 난 시신이 수습될 때, 그 광경을 현장
이 없었다면, 아마 『환단고기』는 우리 에서 지켜보며 말없이 눈물을 흘리던
에게 전해지지 못했을 것이다. 14세 소년이 있었다. 그가 바로 이암
의 후손, 한암당(寒闇堂) 이유립(李裕岦,
『환단고기』를 편찬하여 한민족의 9 1907~1986, 4, 18)이다.
천 년 역사를 밝히고 국통맥을 바로잡 이암과 이맥의 후손, 이유립은
은 운초 계연수는 만주에서 항일운동 1948년 『환단고기』 초간본을 가지고
에 뛰어들었다. 조선인의 민족혼 말살 남하한다. 이유립은 계연수의 갑작스
과 역사 파괴에 혈안이 된 일제의 검 러운 죽음으로 역사 속에 묻혀 버릴
거 1순위가 된 그는 비참한 최후를 맞 뻔했던 『환단고기』를 굳게 지켜 오늘
는다. 1920년 8월 15일, 독립군으로 의 한국 사회에 널리 퍼지게 한 분이
위장한 일제의 밀정 감영극(甘永極)에게 다. 1976년 그에게 뼈아픈 사건이 발
피살되어 토막난 시신은 압록강에 던 생한다. 백내장 수술을 하느라 5일간
져졌고, 그가 독립군에게 역사를 가르 집을 비운 사이, 집주인은 야반도주로
치던 학교 ‘배달의숙’ 건물과 초고 10 알고 밀린 집세 대신 방안의 책을 모
해학 이기의 묘소(서울현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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