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7 - 월간 대한사랑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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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기병 전술의 큰 변화가 일어납니다. 비로소 고구려의 ‘개마기병’, 진정한
중갑기병 전술이 등장하게 됩니다. 금속 등자가 나오기 이전에는 중갑기병, 갑
옷 입은 기병들이 보조역할을 맡았습니다. 궁수가 활을 쏴서 먼저 두들겨 놓으
면 그 뒤에 달려들어 무력화시키는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등자가 등장한 이후
로는, 전투의 중심이 됩니다. 적진으로 돌격하여 적 진형을 무력화시키는 탱크형
중갑기병으로 역할이 바뀌게 됩니다. 등자의 전파와 함께, 고구려의 중갑 기병
전술은 수많은 기마민족들에게 영향을 끼치게 됩니다.
고구려 벽화 속 개마기병ㅣ안악 3호분 행렬도 모사도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필자가 중고등학교 수업시간에 자주 들었던 말이 있
습니다. “조선 놈은 안 돼! 조선 놈은 맞아야 돼!”. 자기 비하와 혐오가 잔뜩 묻
어났던 선생님들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일제강점기에 심어진 지독
한 식민사학의 영향일까요? 그래서인지, 제도권 교육 체계 아래에서 역사를 배울
때, 외래문화는 앞선 문화이고 자생된 우리 문화는 후진적이라는 프레임을 수없
이 강요(교육)받아 왔습니다. 우리 스스로는 기술과 문화를 창조하지도 발전시키
지도 못한다는 논리입니다. 새로운 유물이 발견되면, 으레 주변국으로 눈을 돌려
그런 사례가 있었는지부터 살피는 학풍과 언론의 행태를 우리는 많이 봐 왔습니
다. 유구한 우리 역사 문화가 정말 낙후된 후진 문화였을까요? 지금까지 살펴본
발걸이와 등자의 변천 과정만 봐도, 실상은 다릅니다. 등자는 그 당시 혁신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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