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4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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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분과
이라는 개념이 모호한 신이라는 개념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이루어진 일신이라는 개념
은 1이라는 숫자와 신이라는 상징으로 이루어져 있다. 일과 신 둘 다 감각에서 출발하는 인지작용에
서 추상화 내지 구상화 되어 감각지각을 벗어나면서도 보편타당한 지식으로 공유하는 것이다.
천부경을 관통하는 1이라는 개념은 신관을 논하는 작업에 필수불가결한 인식논리다. 이는 동서
양을 막론하고 마찬가지다. 서양의 경우 신학을 통해 최고, 최대, 최선의 존재이자, 전지전능하고
무소부재한 존재를 설득하려 했고, 동양의 경우는 ‘도’, ‘무극이태극’ 등 형이상학적 사변을 통해
궁극 시원 존재를 해명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러한 동서양 철학의 노력이 지향하는 목표가 신이었
다고 본다면, 서양신의 정의나 증명에도 동양신의 정의와 논의에도 이런 작업이 필수적이기 때문
이다.
2) 삼일신고의 신
신은 최고 절대자에 대한 존재규정이자 최선의 존재를 수식하는 형용어라고 할 수 있다. 신 개념
이 구체적인 자연 속에서 추상(抽象)되는 과정에서 동양의 천문학이 개입되기 시작했다. 현대과학
에서는 자연 법칙을 신의 주재(主宰)로 대입시키려는 경향이 있는데, 고대 동양의 자연천이 이법
(理法)천의 관념으로 변화해온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신은 더할 나위 없는 무상의 제1의 자리에 존재한다. 가장 큰 덕과 지혜와 힘을 가진 존재로서,
하늘을 낳고 무수한 세계를 주관한다. 만물을 창조하되, 티끌만한 것도 빠뜨림이 없으며, 밝고
도 신령하시어 감히 이름 지어 헤아릴 길이 없다. 소리와 기운으로 원하고 빌면 반드시 친히 모
습을 드러내신다.” 44)
오늘날 입자물리학의 미시세계, 천체물리학의 거시세계 모두 하나의 물리적 세계관으로 파악되
어 설명되는데, 아래와 같이 회남자에서의 신은 그러한 우주 전체에 속속들이 개입되어 있으며,
음양오행의 법칙으로 천하만사를 조정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신은 추호의 끝에도 깃들이지만, 우주의 전체보다도 크다. 그 덕은 천지를 부드럽게 하고, 음양
을 조화시키어, 춘하추동의 사시를 조절해서, 목화토금수의 오행을 조정한다.” 45)
44) 神在無上一位 有大德大慧大力 生天主無數世界. 造牲牲物纖塵無漏. 昭昭靈靈不敢名量. 聲氣願禱絶親見. <삼일신고>
신훈.
45) 神託于秋毫之末 而大於宇宙之總. 其德優天地而和陰陽 節四時而調五行. <淮南子> 제1권 原道訓. 한편 설문해자 14
편 신부(申部)에서는 “神也 七月侌气成體自申束 ‘신( )’은 편다는 뜻이다. 7월에는 음기(侌气)가 몸을 이루어 스스로
를 폈다 오므렸다 하게 된다.” 설명하고, 또한 신 자에 “펼 신 자를 신 신자로 해석하면 통하지 않는다. 마땅히 펼 신
자로 지었어야 한다” (神不可通當是本作 )는 주석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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