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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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의 수리 철학적 해석 김태화
그가 말한 ‘三一’(또는 ‘三卽一’)의 원리, 즉 ‘셋이면서 하나’가 되는 성질을 기하학자인 미카엘 슈나
이더는 수 3에 대한 ‘세 부분의 조화’ 25) 라 명명하고 그 도상인 정삼각형(△)을 작도했다. 하나의
원(○)의 두 곳을 잘라 생긴 두 대립 쌍의 호( )는 열린 선분(─)과 동일시할 수 있고, 다시 의
열린 선분(─)만 연속적으로 줄이면 한 점(∙ )이 된다. 더욱, 두 대립 호의 중간에 해당하는 두
점 , 도 연속적으로 늘이면 한자어 ‘人’의 두 획과 동일시되는 두 열린 선분(/, \)이 얻어진다. 26)
이 두 선분을 점 와 의 선분에 서로 이으면 수 3의 도상인 삼각형(△)이 얻어진다. 한 예로 ‘셋의
조화’ 중 가장 큰 ‘천지인의 조화’와 결부하면, 삼분된 ‘천/인/지’의 중간 ‘인’이 두 대립 쌍의 호
‘천’과 ‘지’를 하나로 잇는 이음새 또는 연결고리( ) 역할을 한다. 27) 이제 앞의 설명을
간단히 조형 이미지로 그려보면 다음 그림처럼, 원과 삼각형을 동일시할 수 있고, 동일시 기호(≡)
를 사용하면 ‘○≡△’, 즉 ‘1≡3’이다. 더욱, 이 그림의 2는 일자(1)와 다자(3)를 잇는 통로임을 보여
준다.
2. 원과 정사각형
수를 두 개의 도형, 즉 원(○)과 정사각형(□)과 관련지어 말했던 독일의 수학자 모리츠 칸토어
(Moritz Cantor)의 ‘수학사 강의’ 28) 에 바탕을 둔 데이비드 E. 스미스의 『수학사』 29) 에 전해져온
한 일화를 소개한다. 이 이야기는 기원전 500~200년경에 기록된 것으로 추정되
지만 그 내용은 그보다 500년가량 앞선 중국의 상왕조(商王朝)의 시기인 기원전
1100년경에 그 바탕을 둔 주비산경(周髀算經) 에 대화체로 전해온 주공(周公,
25) 이러한 형상을 ‘삼분법(三分法)적인 조화’ 또는 ‘삼원조화(三元造化)’라 부르기도 한다. 필자는 앞으로 간단히 ‘셋의
조화’로 표기한다.
26) 수학의 위상적 측면에서는 공간의 차원이 ‘0차원의 점이 연속적으로 움직여 1차원의 선, 선이 움직여 2차원의
면, 면이 움직여 3차원의 입체, …’, 이처럼 연속적으로 무한히 확장해 간다. 확장의 대립인 축소를 연속적으로 해가면
거꾸로 ‘…입체 → 면 → 선 → 점’으로 되돌아간다.
27) 지구면 위에 살아가는 인간은 만물에 영향을 안 미치는 데가 없고 손발이 안 닿는 데가 없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인간이 지구면 위에 남긴 흔적을 모두 지우면 지구상의 만물도 모두 사라지기에, ‘인’이 디아드의 대립 쌍 ‘천’과 ‘지’를
하나로 이어주는 이음새 또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28) Moritz Cantor, Vorlesungen über Geschlichte der Mathematik (Leipzig Teubner, 1894); Elisha S. Loo
mis, The Pythagorean Proposition (National Council of Teachers of Mathematics, Inc., 2nd Ed., 1940).
p. 5~6; 이만근·전병기 엮음, 올댓 피타고라스의 정리 (경문사, 2007), 10~11쪽: 여기서 ‘타초군(Tschou-Gun)’
과 ‘샤우가오(Schau-Gao)’는 ‘주공(Chou-Kung)’과 ‘강상(Schang Kao)’의 중국어 소리를 영어로 달리 또는 오기
한 것이다.
29) David E. Smith, History of Mathematics (Dover Publications, Inc, New York, 1958). p.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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