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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수학자로서 고대 수학적 원형들의 특성과 형상(形象), 즉 도상(圖象, icon)만으로 『천부경』 전체
구조에 대한 수리 철학적 해석을 시도했다는 점에서 지금껏 해왔던 선행연구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본고의 2장에서는 『천부경』에 잠재된 수의 분석에 필요한 준비단계로, 2.1절에서는 수비학
적인 수의 원형과 도상을 살펴본 후, 2.2절에서는 기원전 1100년경 중국의 고서인 『주비산경』에
기록되어 대화체로 전해온 원과 정사각형과의 관계를 고대인의 시각에서 되짚어본다, 그리고 3장
에서는 『천부경』의 1에서 10까지의 수가 포함된 메타언어로 기술된 7개의 시퀀스 ①~⑦ 또는 그
일부 구절들의 유사성과 대비성을 서로 그룹핑하여 동시적 또는 체계적으로 조명한다. 그리고 수
‘1’의 정의에 따른 일관성 측면에서 필자가 최근에 출판한 책 13) 에 써두었던 『천부경』 해석을 부분
적으로 인용했다.
Ⅱ. 수리의 상식과 도상
1. 수의 원형과 도상
수학 논리에서 적용하는 이분법과 『천부경』에 나타난 삼분법의 관계를 먼저 살펴본다. 우리는
무엇이든 ‘시작이 반, 또는 시작하면 끝이 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시작’과 ‘끝’은 생명체
의 ‘생사’로 서로 대립개념이다. 바꾸어 말하면, 수학 논리에서 어떤 명제 ‘이다’가 참이면, ‘가
아니다’라고 말하는 것은 거짓이다. 부정(negation)을 뜻하는 기호 ¬을 사용하여 가 ‘시작’이라
하면, 그 대립 ‘시작이 아니다’(¬ )라는 것은 ‘끝’이 된다. 그러나 ‘시작이 끝’ 또는 ‘끝이 시작’( ∧
¬ )이라고 말하면 (참)≡¬(거짓)이 되어 모순이 발생한다. ‘시작()/끝(¬)’처럼 두 대립개념
으로 나누는 것을 이분법이라 하고, 모순을 인정하면서 ‘시작’과 ‘끝’을 하나로 잇는 중간( ∧¬ , 모
순)을 그대로 두고 나누는 것(‘시작/중간/끝’)을 삼분법이라 한다. 14) 이제부터 『천부경』 분석의 틀에
해당하는 수의 원형인 점, 원, 선의 차이점을 살펴본다. 이 3개의 무정의 용어인 점, 원, 선은 고대
원시 부족들이 배우지 않고 자연에서 알아차린 개념으로 수학적 원형에 해당하고, 그 도상은 차례
로 •, ○, ─이다. 미카엘 슈나이더는 모나드 1과 디아드 2를 다음처럼 설명했다.
12) ‘정의-예시-정리’의 꼴로 천부경 을 살펴보면, 1≡‘본’의 정의는 ①, ③과 ⑥의 ‘본’이고, ①의 ‘1석3’ 또는 ‘석3극’
의 예시는 ②이고, 반면에 ③의 ‘무궤화3’의 예시는 ④이다. 정리 ⑤는 우주의 법칙과 원리를, 정리 ⑥은 선도수행자의
수행 방법과 마음가짐을 표현하고 있다. 1≡‘본’에서 사용한 동일시 기호(≡)는 등호(=)와 구분된다. 앞으로 동일시
기호(≡)는 두 집합의 동형, 즉 ‘일대일 대응’ 또는 논리에서 두 명제의 진릿값이 서로 같은 ‘논리적 동치’의 의미로 사용
한다. 수학의 증명과정에서는 ‘≡’ 대신에 쌍 화살표 ‘⇔’을 종종 사용한다.
13) 김태화, 문학과 수학과 ETC (교우사, 2022), 199~254쪽(3.1절).
14) ‘/∧/’로 나누는 것을 삼분법(三分法)이라 한다. 앞으로 이 중간(中間, ∧)을 가끔 영어 ‘connecto
r’의 의미로 ‘이음새’ 또는 ‘연결고리’로 표기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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