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8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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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된 의미로 해석한다. 결론적으로 김지하는 천부경 전체 그리고 천부경에 나타나는 ‘한’ 즉 ‘한울’로
서의 ‘一’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天符經의 바로 이 같은 ‘一’ 즉 ‘한’으로부터 한민족 신화의 내용과 일체 사상이 이미 아시아 전
체, 그리고 나아가 인류 전체의 온갖 사유와 신화체계 모두의 함축 반영이요, 집약임을 뚜렷이
확인한다. 45)
이와 같이 포괄적이고 선언적으로 표현된 ‘한’이 지닌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보다 구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한’에 관한 다양한 쓰임새를 중심으로 ‘한’의 다양한 변천을 살펴본다.
3) ‘한’ 혹은 ‘한울’ 46) 의 창조적 해석
김지하의 ‘한’, 즉 ‘한울’의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자료에 기초한 문헌연구와 인문
/자연과학적 실증에 기초하되, 필요에 따라 과감한 비약과 상상력을 동원하는 시인의 저술방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시인은 ‘한’의 역사적 쓰임새에서부터 시작한다.
김지하에 의하면 ‘한’은 모든 대문명과 종교들은 물론 심지어 서구 중세 전후의 연금술과 마법의
체계 안에서도 Han, Hann, Hanh 등의 언표로서 사용되어 왔다. 즉 ‘한’은 ‘일체 사물의 변함없는
본질인 원시의 무궁무궁한 귀금속이나 마력이 끊임없이 솟아오른다는 푸른 우물의 존재’를 가리
킨다. 이어서 김지하는 ‘한’의 의미망 속에 ‘칸Kahn’을 넣는다. 즉 ‘널리 알려진 것처럼 중앙아시
아 일반과 몽골 등지에서 하늘(한)의 뜻을 그대로 받아 집행하는 세계의 절대적 지배자가 Kahn’이
기 때문에 한Han은 ‘神의 뜻이고 Tengri와 현세의 지배자인 칸과 공통어’인 것이다. 47) 곧 ‘한’은
‘끝없이 영원하고 텅 비어 무궁무궁한 푸른 우주 그 자체’와 하늘의 뜻을 받아 집행하는 절대적 지
배자인 칸의 의미가 중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지하는 이 ‘한’의 의미를 고대신화와 관련된 역사적 맥락에서 살펴본 후 천부경에서의 ‘一’,
즉 ‘한’ 곧 ‘한울’의 뜻을 본격적으로 펼쳐 나간다. 천부경의 첫 구철은 ‘一始無始一’로 시작한다. 48)
45) 김지하(2014), 40쪽.
46) 천부경의 ‘一’은 ‘한’, ‘하나’ 혹은 ‘한울’, ‘우주’ 등 다양하게 칭한다. 도올 김용옥은 천부경의 ‘一’에 대한 것은
아니지만 동학에서 ‘한울님’으로 부르는 것을 반대하고 ‘하늘님’으로 칭할 것을 주장한다. 최제우 지음(김용옥 역주),
『동경대전 1』(서울: 통나무, 2004), 147-159쪽.
47) 김지하(2014), 40쪽.
48) 천부경의 첫 구절인 ‘一始無始一’를 비롯한 천부경 전체의 끊어읽기의 문제는 매우 중요하고 민감한 문제다. 이에
관해 이근철의 논문(2010)에서 상세하게 서술되어있다. ‘一始無始一’로 읽는 김지하와 달리 이근철은 ‘一始無始’ 다음
에 나오는 일석삼극(一析三極)을 ‘묶어서 살펴보기 위해’ 一始無始로 끊어 해석한다. 그는 一始無始의 해석과 관련하여
세 가지 견해를 제시하면서 그 사례를 상세하게 열거한다. 1. ‘一’의 시작은 無에서 시작한다.(道家의 영향) 2. ‘一’은
無始에서 시작한다.(송대 주돈이의 太極圖說의 영향) 3. ‘一’은 시작도 없이 시작한다.(이근철(2010), 18-34쪽.)
천부경 해석의 다양성은 끊어읽기의 다양한 가능성에서 비롯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지하에 의하면 천부경은 일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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