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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지하의 천부경 연구   최무영



                 적인 것’이므로 둘이 있을 수 없어 ‘하나’라는 유일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했으며 ‘첫 번째, 최고,

                 으뜸의 의미’, ‘가장 높은 곳에서 모든 만물을 비춰준다’는 의미에서 ‘크다, 높다, 밝다, 태양, 하늘’
                 등으로 쓰이기도 했다.         42)

                   이처럼 ‘한’은 매우 다양한 맥락과 함의(含意)를 지닌 채 우리의 일상생활을 비롯해 한국인의 심
                 성, 우리말과 문화, 역사와 전통의 다양한 차원에서 폭넓게 사용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2) 김지하의 관점에서 본 ‘한’으로서의 ‘一’



                   김지하는 자신의 독창적인 관점에 따라 인류의 역사와 우리 민족의 역사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우주생명학’과 미학이론을 펼쳐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서 ‘한’과 ‘一’의 의미를 탐색해 나간다.
                 김지하에 의하면 ‘한’은 우선 ‘한울’의 뜻이다. 즉, ‘한’은 우리 민족 고대 신화의 근원으로 볼 때

                 3만 5천여 년 전의 아시아 전체의 유일신 개념인 ‘영원한 푸른 하늘’, 혹은 알타이語의 ‘후에 문헤
                 텡그리’로서 ‘끝없이 영원하고 텅 비어 무궁무궁한 푸른 우주 그 자체’이다.                           43)

                   이와 같은 김지하의 ‘한’ 즉 ‘한울’은 위에서 살펴 본 여러 논자들의 ‘한’의 의미에 관한 다양한
                 견해들과 일정정도 통하거나 비슷하면서도 미묘한 맥락에서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하

                 면, 다른 연구자들의 ‘한’이 주로 ‘으뜸’, ‘유일’, ‘최고’, ‘근본’ 등 위계적 혹은 본원적-파생적 관계
                 를 강조하는 것에 비해 김지하의 ‘한’은 ‘영원’, ‘텅빔’, ‘무궁무궁함’, ‘푸르름 그 자체’로 표현된다

                 는 점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김지하는 이와 같은 ‘한’의 의미를 잘 내포하고 있는 후세의 개념이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

                 嚴經)의 主佛인 ‘비로자나(毘樓遮那)’라고 하면서 자신의 ‘한’에 대한 관점을 자세하게 설명한다.
                 이와 같은 포괄적인 ‘한’의 의미는 천부경에 ‘一’로서 표기된 연유에 대한 탐색으로 이어진다.



                    비로자나의 뜻은 바로 만물해방, 백화제방(百花齊放), 천지공심(天地公心), 요즘 문자로 ‘우주

                    사회적 공공성’이라면 이는 본래의 ‘본디 전혀 동일계열이 아님에도 여기저기 온 들판에 한날한
                    시에 각각이 서로 다른 모습으로, 그러나 한꺼번에 활짝 피어나는 수천만 송이의 여러 가지 꽃들

                    의 대광경’이라는 불교 전래의 뜻과 유일자, 원천적 샘물 창조자, 조물자, 그리고 그 근원의 서로
                    다름없는 깊고 깊은 영원한 한마음 등, 인류 종교 일체의 시원사상(始原思想)을 압축한 말이 곧

                    ‘한’ 한마디요, 이것을 天符經은 당대의 기록문자인 한자 ‘一’로 표기한 것이다.                       44)



                   시인은 이에 덧붙여 ‘하나’라는 뜻의 ‘一’은 唯一者, 唯一神의 뜻을 내포하면서 보조적으로 사용



                 42) 이근철(2010), 41쪽.
                 43) 김지하(2014), 39쪽.
                 44) 김지하(2014), 39-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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