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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앞서 먼저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과 전통에서 폭넓게 사용되는 ‘한’의 의미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이근철(2010)의 논문을 중심으로 살펴 본 후 김지하의 관점을 따라가 보기로 한다.



                   1) 조선사상에서 ‘한’ 혹은 ‘한울’의 의미



                   조선사상에서 ‘한’에 대한 연구와 탐색은 우리 민족의 역사와 전통 그리고 문화의 다양성과 깊이
                 만큼이나 풍부하게 행해져 왔다. 김광린은 ‘하나’ 혹은 ‘한’은 천부경에서 뿐만 아니라 한국사상에

                 서 그리고 한민족의 정신세계와 문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고 보았다.                            35)  安浩相은 우리 역
                 사와 우리말에 쓰인 이 ‘한’의 다양한 쓰임새를 22가지로 분류했으며, 李乙浩는 수리적 관점에서

                 ‘한’을 분석하기도 한다. 金相一처럼 자신의 한사상과 관련지어 ‘한’을 설명하는 경우도 있다.                                 36)
                 이찬구에 의하면 ‘한’은 시(始), 원元, 최극(最極), 왕(王), 지배자(支配者)의 뜻으로 쓰이다가 결국

                 천天(하늘)의 뜻으로 사용되었다.            37)  윤노빈은 ‘한’ 즉 ‘한울’을 동학의 시천주侍天主의 ‘천’으로부
                 터 도출하여 ‘사람은 곧 한울’이라는 인내천(人乃天) 사상으로 집약한다. 그에 의하면 한울은 곧 사

                 람이며, 이를 높여 ‘한울님’이라고 칭한다.               38)
                   서구의 근대적 주체 개념과 비교하면서 동학의 ‘한울’을 설명하고자 하는 유현상은 ‘한울’이 ‘서

                 양 철학의 근대적 주체와 마찬가지로 기존 질서에 대한 해방적 주체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면에서
                 유사’하다고 본다. 그러나 ‘한울’은 존재론적인 의미에서 실체로부터의 해방이나 결별을 의미하는

                 주체 개념은 아니기 때문에 서구적 의미의 근대적 주체와 다르다고 본다. ‘한울’은 모든 이에게 내
                 재한 동등한 자아를 일컫는 동학적 표현이며, 개별자이면서 보편적 성격을 지니는 주체이면서 우

                 주적 주재의 원리를 담고 있다. 다시 말해 ‘한울’은 조화의 원리를 품은 주체 개념으로 볼 수 있
                 다. 39)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만물의 근본을 ‘하늘’ 또는 ‘한’이라고 했으며,
                 ‘하늘은 삼라만상을 생성 변화시키면서 우주 대자연을 신비스럽게 꾸며낸다’고 보았다.                                  40)  이와

                 같은 ‘한’의 천문학적인 의미 이외에 ‘한’은 최남선, 함석헌, 이기영에 의해 하늘, 태양, 신의 의미
                 를 가진 ‘’에서 온 것으로, 인격신의 의미를 가진 하늘님, 태양신의 의미로도 사용해왔다.                               41)  이

                 외에 ‘최고, 으뜸, 우두머리, 크다, 높다, 밝다 등 존중과 경외의 대상’ 혹은 ‘가장 근본이 되고 근원



                 35) 김광린, 「‘한(하나,一)’과 한민족의 정체성, 그리고 홍익인간」, 13쪽, 『평화학논총』 제 5권 1호, 지구평화연구소,
                 2015, 5-33쪽.
                 36) 이근철, 「『天符經』에 대한 哲學的 硏究」(대전: 대전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0). 39-41쪽.
                 37) 이찬구, 「홍익 이념과 민족 통합 정신」, 129쪽, 『천부경과 동학』(서울: 모시는사람들, 2007), 117-136쪽.
                 38) 윤노빈, 『신생철학』(서울: 학민사, 2003), 318-319쪽.
                 39) 유현상, 「동학사상의 주체 개념으로서의 ‘한울’」, 201-202쪽, 『시대와 철학』 제 28권 3호 통권 80호 (2017년
                 가을), 199-234쪽.
                 40) 이근철(2010), 37-38쪽.
                 41) 이근철(2010), 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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