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2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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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합일’로 구성되어있으며, 이는 곧 ‘정신 - 물질 - 정신과 물질의 합일’, 혹은 ‘보편성 - 특수성 - 보

                 편성과 특수성의 합일’이다.          18)
                   최민자에 의하면 이와 같은 변증법적 구조는 ‘천 · 지 · 인 삼재의 융화를 바탕으로 일즉삼 · 삼즉

                 일의 원리가 인간 존재 속에 구현되는 함의(含意)를 지니고 있다’.



                    ‘하나(一)’에서 우주만물이 나오는 ‘일즉삼’의 이치를 드러낸 상경 <천리>, ‘하나(一)’의 이치와
                    기운의 조화 작용을 나타낸 중경 <지전>, 그리고 우주만물의 근본이 ‘하나(一)’로 통하는 ‘삼즉

                    일’의 이치와 하늘의 이치가 인간 속에 징험됨을 보여주는 하경 <인물>은 각각 다시 삼분되는
                    ‘생명의 3화음적 구조(the triad structure of life)’를 지닌다.     19)



                   최민자는 ‘의식계(본체계) - 물질계(현상계) - 일심의 경계‘로 천부경에 대한 자신의 변증법적

                 논리구조를 다음과 같이 완성한다.



                    ‘생명의 본체를 나타낸 <천리>는 한 이치 기운(一理氣)을 함축한 전일적인 의식계(본체계)이고
                    그 작용을 나타낸 <지전>은 한 이치 기운(一理氣)의 조화 작용을 나타낸 다양한 물질계(현상계)

                    이며, 본체와 작용의 합일을 나타낸 <인물>은 이 양 세계를 관통하는 원리가 내재된 것으로 한
                    이치 기운(一理氣)과 하나가 되는 일심의 경계’이다.                20)


                   최민자는 천부경의 ‘一’을 매우 폭넓게 해석하고 있다. 그녀는 천부경의 ‘一’을 특별히 ‘하나(一)’

                 로 표기하면서 자신만의 관점을 견지해 나간다. 우선 ‘근원적 일자(一者)’ 또는 궁극적 실재로서의
                 ‘하나(一)’는 우주의 본원을 일컫는 것이라고 한다. 이 ‘하나(一)’는 그 본질에 있어서 ‘보편성, 근원

                 성, 포괄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하늘, 天主(하느님, 하나님, 창조주, 절대자, 조물자, 유일신, 알라
                 신, 일신, 천신, 한울, 한얼) 혹은 道, 佛, 태극(무극), 브라흐마(Brahma, Atman)’ 등 동서양의 종

                 교적 영역에서 뿐 만 아니라 ‘우주의식(순수의식, 一心), 우주의 창조적 에너지, 진리(실체, 진여,
                 불멸)’ 21)  등 철학적 혹은 인문/자연과학적 담론으로까지 확대되어 사용되는 개념으로 본다.

                   최민자 천부경 해석의 기본틀은 변증법에 기초하고 있다. 이와 같은 서구 중심의 변증법적 방법
                 론을 생명의 관점에서 비판하고 있는 김지하의 견해를 살펴보자. 김지하는 변증법을 대체할 인간

                 과 세계에 관한 새로운 인식방법론으로서 동학의 ‘불연기연(不然其然)’을 제시한다. 이 불연기연
                 의 인식방법은 천부경의 ‘一’ 뿐만 아니라, 천부경 전체를 독해하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

                 이 불연기연은 최제우의 동경대전에 한 장으로 등장하며, 그 뜻은 ‘그렇지 않다(不然) - 그렇다(其

                 18) 최민자(2015). 52쪽.
                 19) 최민자(2015). 52쪽.
                 20) 최민자(2015), 48-49쪽.
                 21) 최민자(2015), 6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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