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90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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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에 대한 기존의 연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에 첫 걸음을 뗀다는 자세로 연구되었다.



                 Ⅱ. 천부경의 ‘一’에 대한 해석




                     1. 천부경의 ‘一’에 대한 전병훈의 해석



                   도교의 내단학(內丹學)을 토대로 동서양 철학을 통합하고자 한 전병훈의 『정신철학통편』은 모

                 두 6권 2책으로, 권1 정신철학, 권2 심리철학, 권3,4 도덕철학, 권5,6 정치철학 등으로 구성되었

                 으며, 천부경은 정신철학에 실려 있다. 이 책에 실린 천부경은 현존하는 천부경의 문헌 가운데 가
                 장 오래된 것으로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천부경의 ‘一’에 대한 전병훈의 해석을 소개하기에
                                                        7)
                 앞서 그리고 그의 해석의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그의 생애와 사상적 경로를 간단하게라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병훈은 1857년 평안남도 삼등현에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 운암 박문일 문하에서 유학을 배
                 운 후 관직에 진출하여 여러 차례 국정 개혁과 독립을 주장하는 상소를 올리기도 했다. 1905년 을
                 사늑약이 체결되자 중국으로 망명하여 황로학의 기화론, 주역의 수리론, 주돈이의 태극도설, 하

                                                                             8)
                 도, 낙서와 음양오행론, 내단학의 진화 진수론, 정신철학의 겸성론  등을 비롯해 서양철학, 개화
                                   9)
                 사상 등을 공부한다.  전병훈이 내단학을 연마하고 천부경을 중국사상, 특히 도교에 바탕을 두고
                 주해한 것은 이와 같은 그의 삶의 이력으로 볼 때 충분히 이해가 된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이유로
                 그의 천부경 해석은 도가와 내단학 그리고 유학의 한계에 부딪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병훈의

                 천부경에 대한 연구는 어느 누구의 영향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스스로 깨우쳤을 뿐만 아니라 일정
                 한 학술적 체계를 갖춘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주해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다.                             10)

                   전병훈의 ‘一’에 대한 해석을 이근철의 견해를 중심으로 살펴보자. 전병훈은 一始無始로 끊고서
                 주해하고 다시 一析三과 極無盡으로 끊은 후 각각의 뜻을 풀이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한다. 먼저 一

                 始無始에 대한 전병훈의 해석을 추적해 본다.



                    天地는 허무한 가운데서 생기고, 天地보다 앞에 있었던 것은 단지 혼돈의 일기(一氣)였다. 공
                    허하고 광막하여 아무 조짐도 볼 수 없으므로 無始라 한다. 無始는 無極이니, 無極이면서 太極

                    이다. 太極이 動하면 陽을 생하고 精하면 陰을 생하니 天地가 처음 성립된다. - 자축지회子丑
                    之會  11) 이다. 고로 一은 無始에서 시작된다. 一은 太極의 一이니 元神의 운동 능력이 바로 그것


                 7) 전병훈(이근철 역해), 『정신철학』(서울: 모시는사람들, 2021), 6쪽.
                 8) 전병훈(이근철 주해, 2021), 6쪽.
                 9) 전병훈(이근철 주해, 2021), 19쪽.
                 10) 전병훈(이근철 주해, 2021), 59f.
                 11) ‘주희에 따르면 소옹(邵雍)은 『황극경세서』에서 하늘은 자(子)에서 열리고 땅은 축(丑)에서 열린다고 한다’. 전병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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