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7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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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김지하의 천부경 연구   최무영



                        4)
                 고 있다.  본고는 시인 김지하의 우주생명학에 기초한 천부경과 천부경의 ‘一’ 에 대한 해석을 소
                 개함으로써 천부경 해석의 폭을 확장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다.
                   본 논문은 시인 김지하의 천부경 해석 가운데에서 특히 ‘一’의 의미를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주

                 지하듯이 천부경은 지금까지 매우 다양한 입장과 관점에서 해석되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시각이
                 존재하게 된 배경에는 천부경의 텍스트가 고도의 추상과 난해한 수리적, 관념적 언표에 대한 해석

                 을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천부경 해석의 다양성에 관한 문제를 동학의 불연기
                 연(不然其然)의 방법으로 풀어 이해해본다면, 텍스트 해석 자체가 어려워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不

                 然). 즉, 남성중심의 선천시대에 행해진 권위와 압제로부터 인간과 세계 및 우주에 대한 하향적,
                 일방적 시각 그리고 서양문물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 데서 오는 사상적 편향성과 경직성이 천

                 부경을 비롯한 고대 경전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해 온 것이다. 그러나 또한 천부경
                 자체가 압축적이며 추상적인 비문(秘文)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해석의 다양성을 촉발한 것(其

                 然)도 사실이다. 다시 말하면 천부경의 내용이 포괄적이며 함축적인 동시에 심오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그만큼 해석과 탐구의 가능성 역시 풍부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특히 천부경의 해석에 있어서 ‘一’을 올바로 이해하는 것은 천부경 뿐 만 아니라, 동양사상의 전
                 반에 걸쳐 등장하는 ‘하늘’, ‘한’, ‘하나’, ‘한울’, ‘신’, ‘하느님’, ‘상제’ 등의 의미를 올바로 구분하

                 고 이해하는 문제와도 직결된다. 따라서 본고의 ‘一’의 의미에 대한 올바른 해석을 통해 천부경을
                 비롯한 우리 민족의 고대 경전에 대한 관심을 확대하고 쟁점이 되는 개념들에 대한 풍부하고 생산

                 적인 토론의 장이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2) 연구 배경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정치, 경제적 변동과 사회문화적 위기는 전래 없는 양상으로 전개
                 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와 같은 선천시대의 끝자락에서 보인 혼돈과 위기는 거꾸로 여성

                 과 아기, 쓸쓸한 대중과 중생만물이 서로 얽혀있어 다 같이 하나가 되는 후천시대의 도래를 예고하
                 고 있다. 시인 김지하는 생명사상과 동서양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易사상에 대한 오랜 탐색 끝에

                 ‘선후천융합대개벽’, ‘화엄개벽’과 자신의 생명사상을 요약한 ‘우주생명학’을 제시한다. 시인은
                 자신의 우주생명학의 핵심경전으로 천부경을 탐구하면서 인간과 우주만물의 생성과 변화의 이치

                 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통해 현재 인류가 처한 위기를 극복할 것을 제안한다.
                   본고는 이와 같은 문명적 전환의 배경 속에서 천부경의 핵심키워드라 할 ‘한울(一)’의 의미를 다

                 양한 각도에서 분석한다. 본고에서 주로 다룰 김지하의 ‘한울(一)’은 ‘영원히 푸른 하늘’ 혹은 ‘지극



                 4) 시인 김지하의 천부경에 관한 언급은 여러 저서에서 발견되나 천부경 전체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해설한 저서는 『初
                 眉 - 첫 이마』(서울: 다락방, 2014)다. 이 저서는 천부경의 내용을 화엄경과 벽암록(碧巖錄)의 화두와 연결하여 설명하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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