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6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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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법의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김지하는 ‘一’을 ‘한울’로 칭하며, 천부경의 첫 시작인 일시무시일(一始無始一)을 “한울의 시작은
시작이 없는 한울”로 해석한다. 김지하에 의하면 ‘한울’의 뜻은 텅 비어 들리는 듯하나, 볼 수 없고
무슨 형상이 있는 듯하나, 그려낼 수 없는 대혼돈 그 자체인 장엄한 질서다. 다시 말하면, ‘지극한
기운’(至氣)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주제어】 천부경, 김지하, 한울, 우주생명학, 지기(至氣), 화엄개벽
Ⅰ. 서론
1. 연구 목적 및 연구 배경
1) 연구 목적
『천부경』은 우주만물의 생성과 변화, 발전, 완성의 원리를 밝힌 우리 민족 고대 경전으로 모두
81자로 되어 있다. 『태백일사』 <신시본기>에서는 조대기(朝代記)의 내용을 소개하면서 ‘그리고
환웅에게 천부(天符)와 인(印) 세 개를 주시고 세상에 보내어 다스리게 하셨다’ 는 대목이 나온다.
1)
이 천부(天符)는 ‘하늘의 이치’ 혹은 ‘세상의 이치’이며, 세상에 나가 다스리고 이치에 따라 가르침
2)
을 주시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의미 로 이해된다. 특히 전체 『천부경』에서 가장 많이 등장
할 뿐 만 아니라, 천부경 이해의 핵심인 ‘一’에 대한 해석은 연구자들마다 많은 차이를 보인다. 김지
하 시인은 지금까지 연구된 ‘一’과는 다르게 자신의 우주생명학의 관점으로 해석한다.
김지하(1941-2022)는 ‘타는 목마름으로’, ‘오적’ 등을 쓴 시인으로서, 생명사상가로서 그리고
산업화와 민주화의 시기(1960~1970년대)의 열렬한 민주화 운동의 투사로서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김지하가 불교와 유교 그리고 동학을 비롯한 동서양의 종교와 풍류, 동양사상
그리고 우리 민족의 고대경전인 천부경(天符經)과 삼일신고(三一神誥), 환단고기(桓檀古記) 등을
자신의 생명사상, 즉 ‘우주생명학’의 관점에서 연구한 사실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
나 김지하는 평생에 걸쳐 시인으로서 사회참여운동가로서 그리고 새로운 인류문명 및 ‘동아시아
르네상스’의 탐구자로서 끊임없이 천착해왔다. 김지하는 이와 같은 그의 전 인생과 사상 그리고
3)
철학의 최종기착지로서 우주생명학 을 정립했으며 이에 관한 핵심적 경전이 천부경임을 강조하
1) 안경전 역주, 『환단고기』(대전: 상생출판, 2015), 343쪽.
2) 김용연, 『천부경정해』(서울: 지식과감성, 2021), 11쪽.
3) 2018년에 출간된 『우주생명학』(서울: 작가, 2018)은 2022년에 작고한 김지하 시인의 유저이다. 자신의 ‘우주생명
학’에 관한 세부내용이 서술된 이 저서는 시인 자신의 생명사상과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을 ‘선후천대융합’, 화엄대개
벽, ‘풍류역’ 등으로 총괄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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