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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연수의 『천부경』 이해  김철수, 전재우



                    나는 어려서부터 부모님을 여의고 산천을 유람하기 좋아하였는데,

                    매번 신사상계에 참가하여 진부한 학문을 깨뜨리고 바꾸는 데 힘써서,
                    환단 본래의 참 가르침을 회복하여(余自少時로 失怙하고 且好遊山川하야

                    每欲投入於新思想界하야 務摧倒陳腐之學하고 以復桓檀本來之眞訓하야)                              64)



                   『광명장』의 「전문」에서 계연수가 말하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는 이유립이 『환단고기정해』(『대
                 배달민족사』 1권)에서 계연수에 대한 언급 부분과 일치한다. 이는 이유립이 주장한 내용에 대해

                 신뢰도를 높여준다고 볼 수 있다.
                   장신은 “계연수의 『환단고기』 편찬과 독립운동 활동 등은 오직 이유립의 ‘기억’에 의존하고 있

                 다.” 65) , 또 “일제시기의 기록을 제외하면 계연수의 생애에 관련된 모든 이야기는 오직 이유립의
                 말에 따를 뿐 관련 기록을 통해서 검증된 적이 거의 없다.”                   66) 라고 하면서 이유립의 주장을 전면적

                 으로 부정하고 있다.



                    첫째로 조작이다. 1910년대와 1920년대의 유소년기는 삭주보통학교 재학을 제외하면 대부분
                    조작되었다. 계연수와 단학회, 그리고 독립운동 내용은 사실로 증명할 수 없을 뿐더러 여러 번 개

                    작의 과정을 거쳤다. 1911년 계연수가 『환단고기』를 편찬했다고 말하는 순간부터 조작이 시작
                    되었다. 계연수는 실존 인물이었으나 『천부경』을 발견한 도인 외에 알려진 정보가 없었다. 이유

                    립은 계연수를 이기와 연결시켜 단군관련 ‘고기古記’ 계승의 정통성을 만들었다. 그리고 이기가
                    조직하고 계연수가 계승한 단학회를 통해 1920년대 전반기 남만주 일대의 무장독립운동을 사

                    상으로 지도했다는 역사를 만들었다. 한편에서는 대종교의 역사의식을 공유했던 이상룡이나 신
                    채호, 박은식을 엮고 다른 한편에서는 삭주와 그 인근 의주와 창성 출신의 독립운동가를 결합시

                    켰다. 회장을 비롯한 단학회의 핵심 간부들은 대부분 일제에 체포되었지만 아무도 조직을 발설
                    하지 않았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남만주와 평안북도에 광범하게 조직했지만 일제조차도 그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던 유일무이한 단체였다. 이유립의 머릿속에만 존재했기 때문이었다.                               67)


                   장신의 주장은 이유립이 조작하여 ‘이유립은 계연수를 이기와 연결시켜 단군관련 ‘고기古記’ 계
                 승의 정통성을 만들었다’ 또 단학회를 ‘1920년대 전반기 남만주 일대의 무장독립운동을 사상으로

                 지도했다는 역사를 만들었다’ 등의 주장은 ‘이유립의 머릿속에만 존재’하는 조작된 역사라는 어처
                 구니없는 망발을 하며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 이 모든 것이 문헌이 발견되지 않는다는 하나의

                 이유 때문에 이유립을 정신병자로 몰아 부친 것이다. 일본군이 1920년 8월 15일에 수립한 「간도지

                 64) 계연수, 「前文」 중에서(계연수, 『光明藏』, 1917).
                 65) 장신, 「유교청년 이유립과 『환단고기』」, 『역사문제연구』 39권(역사문제연구소, 2018), 178쪽.
                 66) 장신, 「이유립의 계연수 날조기(捏造記)」, 『역사와현실』 115(한국역사연구회, 2020.3), 384쪽.
                 67) 장신, 「유교청년 이유립과 『환단고기』」, 『역사문제연구』 39권(역사문제연구소, 2018), 2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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