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3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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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과 정역사상” 양재학
母 고수부高首婦(1880-1935)는 “대도통은 육[六]으로 되느니라” 37) 고 했다. 선천 낙서의 5가 후
천 하도의 6으로 바뀌어야 도통이 실현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것은 본체와 작용의 극적인 전환을
거쳐야만 가능하다. 『천부경』에서 본체와 작용의 전환을 시사하는 명제는 ‘작용이 움직이지 않는
본체로 변한다[用變不動本]’에 있다. 이때 ‘변變’이 기능․작용(function)이라면, ‘본本’은 실체實體
(substance) 또는 실재實在(reality)일 것이다.
이러한 사유의 기원 역시 『환단고기』에서 찾을 수 있다. 역도易道의 발전 과정은 시공간 구성의
세 요소인 ‘원․방․각’의 체용 문제와 동일한 궤도를 걸었다고 밝혔다.
“환역桓易은 체원용방軆圓用方, 즉 둥근 하늘을 창조의 본체로 하고, 땅을 변화의 작용으로 하
여 모습이 없는 것에서 만물의 실상을 아는 것이니, 이것이 하늘의 이치이다. 희역羲易은 체방용
원軆方用圓, 즉 땅을 변화의 본체로 하고, 하늘을 변화의 작용으로 하여 모습이 있는 것에서 천
지의 변화를 아는 것이니, 이것이 하늘의 실체이다. 지금의 역은 호체호용互軆互用, 즉 체와 용
을 겸비하여 있다. 사람의 도는 천도의 원만함(○)을 본받아 원만해지며, 지도의 방정함(□)을
본받아 방정해지고, 천지와 합덕하여 하나(천지인 삼위일체, △)됨으로써 영원한 대광명의 존
재[太一]가 되나니, 이것이 하늘의 명령이다.” 38)
「소도경전본훈」은 환역桓易이 희역羲易으로, 희역이 지금의 역[今易]으로 발전한 밑바탕에는 ‘체
원용방軆圓用方’ 혹은 ‘체방용원軆方用圓’의 체용관이 깔려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는 시대의 흐름
에 따라 본체와 작용을 바라보는 인식의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서술하고 있다. 39) 환역 시대에 세
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희역 시대에 이르러 바뀌었고, 지금은 다시 체용을 겸비하는 시대로 바뀌었
다는 것이다. 역사와 사물을 바라보는 기준과 준거가 바뀌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소도경전본훈」에 나타난 체원용방軆圓用方 혹은 체방용원軆方用圓을 『천부경』의 ‘용
변부동본用變不動本’ 논리를 비교하면 하도와 낙서는 ‘서로를 머금다’는 관계 개념을 넘어서 본체
와 작용이 서로의 역할을 교체한다는 의미가 더 부각된다고 할 수 있다.
“작용이 움직이지 않는(불변하는) 본체로 변한다[用變不動本]”는 말은 곧 작용이 본체로 전환됨
과 동시에 본체 또한 작용으로 바뀐다는 말과 똑같다. 40) 이런 의미에서 「소도경전본훈」에 나오는
37) 『도전』 11:138:7
38) 『桓檀古記』「蘇塗經典本訓」, “桓易 軆圓而用方, 由無象以知實, 是天之理也. 羲易 軆方而用圓, 由有象以知變, 是天之
軆也. 今易 互軆而互用, 自圓而圓, 自方而方, 自角而角, 是天之命也.”
39) 이희태, 「천부경의 환역과 과학철학」『천부경 연구』(법인창립 8주년 기념 천부경학술대회 자료집, 한배달, 1994),
143쪽 참조. “위 세 경전을 포괄하는 환역은 중국으로 건너가 중국의 시조가 시조가 되었다는 복희의 희역으로부터
周 문왕을 거친 후 공자에 의해 『주역』으로 집대성되었다. 조선 왕조의 초기 세종대왕과 집현전 석학들에 의해서 훈민정
음이 창제됨으로써 환역이 과학적으로 발전되어 한글 易이 되었다. 새시대의 후천개벽사상에 의한 동학농민 혁명운동
과 동시에 형성된 미래역인 『정역』과 『玄武經』이 21세기 아시아․태평양 시대를 맞아 한반도가 동북아와 전 세계 인류문
화의 중심지가 될 것을 예고하고 있다.”
40) 김계홍, 『천부경과 우주변화』(서울: 가나출판사, 1988), 8쪽. “『천부경』은 天地玄黃의 우주 창조의 기본 설계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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