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0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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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다. 그곳은 이미 낡고 케케묵어 비어 있는 집이 아니라, 모든 인류가 돌아가[反極] 32) 숨쉴 수 있는
고향을 뜻한다. 무극은 이미 오래된 미래의 뿌리로서 인류가 꿈꾸던 유토피아의 바다인 것이다.
6. ‘大三合六’과 ‘生七八九’- 하도낙서의 전환 공식
상경上經과 마찬가지로 중경中經도 천지인이 각각 둘로 나뉘어 작용한다는 3수의 틀을 고수하
고 있다. ‘천이삼天二三, 지이삼地二三, 인이삼人二三’이 바로 그것이다. 다만 앞에 나왔던 ‘천일일
天一一, 지일이地一二, 인일삼人一三’에 공통으로 제시된 1이 본체 또는 일자一者라면, ‘천이삼天
二三, 지이삼地二三, 인이삼人二三’에 공통으로 나타난 2는 본체 1의 작용을 뜻한다.
3이 천지인을 형성하는 기본 틀이라면, 2는 하늘에서는 음양으로, 땅에서는 강유로, 인간으로
는 인의로 나뉘어 만물을 생성 변화시킨다. 중요한 사실은 우주의 본체[一]가 음양으로 분화한 다
음에[二] 다시 인간이 참여하는 경계에 이르러야[三] 비로소 천지인의 조화 틀을 갖추고 역사 현실
이 펼쳐진다는 것이다. 천지인이 각각 상반되는 두 힘(음양, 강유, 인의)의 조화로 인해 만물이 생
성된다.
이처럼 중경은 상경에서 얘기한 형이상학의 이념에 의거하여 본체가 ‘1→2→3’의 질서를 유지
하면서 작용의 세계로 접어든다고 언급하고 있다.
“천지인 큰 3수가 합해 6수 되니 생장성 7․8․9를 생함이네. 우주는 3과 4로 운행하고 5와 7로 순
환하네.[大三合六, 生七八九, 運三四, 成環五七.]”
여기서 말하는 3수와 6수는 무엇인가? 보통 천지인의 작용이 시공에 전개되는 양상을 수로는
6이라고 규정한다. 이는 『주역』의 권위에 빌려 6효의 구성을 말한 것에 불과하다. 천지인에 음양
을 둘로 곱해 ‘3×2=6’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33) 3재가 으뜸가는 주체라면, 음양 2수는 둘째가는
작용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크나큰, 크다’는 의미의 ‘대大’는 무엇일까? 과연 『주역』에서 말하는 ‘3×2’의 계산에
의해 생긴 ‘6’이라는 숫자인가? 단순히 ‘위대하다’는 의미의 감탄사 혹은 ‘크나큰, 크다’는 의미의
수식어는 아닐 것이다. 오히려 ‘자연의 근본적 변화가 위대(거대)하다[大]’는 의미는 아닐까? 혹시
32) ‘反極’이란 용례는 유교 문헌에 잘 나타나지 않는 독특한 술어다. 反極은 20세기 초에 지어진 “一夫讚揚歌”에 등장
한다. “敬讚一夫 大宗師는 開闢后天 大道主라 慈悲淸淨 本體시오 性理原通 聖行이사 天根月窟 俯仰하사 金火正易 成道로
다 无極未化 先天이오 反極相生 后天일세 十无極兮 一太極과 五皇極이 一切로다 鴻濛以前 佛이시오 剖判之初 仙이로다
生民以後 儒가되니 三敎本無 二枝로다 仙佛聖人 出世하니 人天无量 合德이오 玉金百八 桂梅三千 禮三千而義一이라 化无
上帝 感化하사 五和律呂 自動하니 龍歌鳳舞 春風中에 萬國咸寧 大和로다” 이 글에서 反極이 되어야만 相生 세상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중요하다.
33) 『周易』「說卦傳」 2장, “昔者聖人之作易也, 將以順性命之理, 是以立天之道曰陰與陽, 立地之道曰柔與剛, 立人之道曰
仁與義, 兼三才而兩之. 故易, 六畵而成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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