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8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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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록 하도낙서를 직접 언급한 바 없으나, 그 근저에 9수 낙서와 10수 하도가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천부경』과 『정역』의 공통점은 하도낙서에 있으며, 더욱이 하도낙서가 『천부경』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은 설득력이 있다. 하도낙서에 접근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괘의
구성 법칙 즉 하도에 근거해 복희팔괘도가, 낙서에 근거해 문왕팔괘도로 발전한 『주역』 문화가 있
다. 다른 하나는 만물의 구성 문제를 비롯하여 시공 운행의 목적과 그 과정을 수의 패턴으로 밝힌
『정역』이 있다. 『천부경』은 원래부터 『주역』과 『정역』이 출현할 수 있도록 자양분을 제공하는 수
의 원리가 내재되어 있는 까닭에 『천부경』이 수학 원전으로 불리는 것은 옳다.
앞에서 조셉 니덤이 고대의 각종 숫자를 표시하는 문자를 조사하고 비교한 결과를 발표한 내용
처럼, ‘성환오칠成環五七’의 칠七이 십十과 비슷한 형태와 뜻의 글자라면 54) 『천부경』과 『정역』의
사유는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정역』의 선후천 전환의 논리는 『천부경』의 ‘용변부동
본’에 뿌리를 두었다고도 말해도 틀리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사유는 이웃나라 중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찾을 수 없는 한민족 고유의 철학이다. 따라서
『천부경』은 철학과 수학을 통틀어 인류문화의 원형은 물론 미래학의 초석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충
분하다. 한국인의 유전자와 핏줄을 갖고 태어난 김일부가 『천부경』을 읽었다는 기록은 없다. 그럼
에도 『정역』의 각종 방정식에서 『천부경』의 흔적과 숨결이 느껴지는 까닭은 무엇일까?
『천부경』은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문서인 동시에 가장 짧은 글귀로 이루어진 경전이다. 그리
고 우주의 구성에 대한 하늘의 의지를 읽을 수 있는 숭고한 뜻과 함께 인간 삶의 목적 등 무궁무진
한 지혜가 담겨 있다.
우리는 『천부경』의 가르침을 통해 『환단고기』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지평을 넓혀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또한 한민족 신교문화의 정신을 바탕으로 『천부경』의 진면모에 접근하는 것도 아주 좋
은 방법일 것이다. 지구촌 인류는 『천부경』의 수리철학에 함축된 가치를 삶의 지혜로 승화시킬 책
임과 의무가 있다. 특별히 하늘의 뜻[天符]이야말로 자아 완성의 목표와 함께 새로운 세상을 여는
막중한 과업[弘益人間]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며, 그것이 곧 가장 바람직한 인간의 길이라는 것을
자각할 필요가 있다.
나타낸 것이다.”
54) 七과 十이 동일한 의미라면, 우주는 5土 위주의 선천과 10토 위주의 후천으로 구성된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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