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P. 154
천부경 분과
“체와 용을 겸비하여 있다[互軆而互用]”는 말에서 ‘호互’를 ‘서로 함께’라는 풀이보다는 ‘서로가 갈
마든다’의 뜻으로 해석하는 것도 타당할 것이다. 왜냐하면 작용이 본체로 환원되어야만, 즉 9수 낙
서가 10수 하도로 전환되어야 ‘일적십거一積十鉅’의 이상이 실현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원방각’
이 지향하는 이념과 가치가 온 세상 곳곳에 구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自圓而圓, 自方而方, 自角而角.]
‘호체호용’의 핵심은 곧 ‘용변부동본’의 체용 전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것은 『천부경』의 ‘용
변부동본’에서 유래하여 「소도경전본훈」의 ‘호체호용’으로 다시 태어났을 따름이다. 따라서 『천
부경』을 읽는 최상의 방법은 하도낙서, 특별히 81자의 중심에 존재하는 6이 곧 하도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것에 있다. 결국 ‘용변부동본’과 ‘호체호용’에서 체용 전환 논리의 유래를 찾을 수
있으며, 그것은 19세기 조선땅에서 출현한 『정역』에 이르러 활짝 꽃피웠던 것이다.
김일부, 하도낙서를 체용으로 나누어 풀어내다
김일부는 천문학에서 말하는 ‘천원지방설天圓地方說’보다는 하도와 낙서를 본체와 작용 및
‘원’과 ‘방’을 구분하는 논리를 펼쳤다. 1․3․5․7․9의 홀수는 낙서 또는 ‘원圓’으로, 2․4․6․8․10의
짝수는 하도 또는 ‘방方’으로 규정했다.
“선천은 방을 본체로 삼고 원을 작용으로 삼으니, 27삭만에 윤달이 든다. 후천은 원을 본체
로 삼고 방을 작용으로 삼으니, 360일이 바로 1년(돌)이 된다. 원천은 무량하다.” 41)
천문학에서 말하는 천원지방은 하늘이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는 모양새에 높은 비중을 둔
관점이다. 그러나 『정역』은 홀수와 짝수를 나눈 다음에, 다시 선천과 후천에 입각하여 체용
관계로 설정하였다. 또한 홀수는 낙서를, 짝수는 하도라고 규정하고 역법과 소통시켰다. 이
것이 곧 『정역』을 꿰뚫고 있는 핵심인 것이다.
선천은 ‘하도체河圖體, 낙서용洛書用’으로, 후천은 ‘낙서체洛書體 하도용河圖用’으로 정리할
수 있다. 선천은 하도가 본체요 낙서로 작용하는 역법이므로 3년에 한 번씩 윤달을 둔다. 초하
루를 스물 일곱 번 쓰는 역법은 곧 3 × 9 = 27에 기초한다. ‘9’는 하도 10에 비해 1이 모자라는
낙서의 극한을 나타내는 수이다. ‘3’의 유래는 무엇인가? 홀수로 형성된 원圓은 지름이 1, 원둘
레는 3이라는 공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리고 짝수는 사각형 둘레의 외형이 비록 4이지만, 실
제로는 2이다. 그래서 양은 3, 음은 2이라는 ‘삼천양지’가 등장하는 배경이 되었다.
며, 우주 洪荒의 用變不動本의 施工指針書이다.” 그는 『天符經』 해석을 『正易』과 韓東錫의 『우주변화』를 응용하였다.
41) 『正易』「十五一言」“先后天正閏度數”, 先天, 體方用圓, 二十七朔而閏. 后天, 體圓用方, 三百六旬而正. 原天, 无量.”
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