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6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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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와 숫자 만큼은 동일하다. ‘셋’에 대한 형이상학적 규정으로는 천극天極․지극地極․인극人極의 3극
과 『주역』의 하늘․땅․인간[三才] 및 『정역』의 무극․황극․태극이 있다. 이밖에도 전국 사찰의 대웅전
에 삼존불三尊佛이 배치된 것도 3수문화의 영향이라는 주장도 있다. 현대 과학은 물질의 최소 입자
가 양자․중성자․중간자로 분화한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시간은 과거․현재․미래로 흘러가며, 한글도
원(○)․방(□)․각(△)의 정신을 바탕으로 창제되었고, 인체도 머리․몸통․다리의 3단으로 이루어졌으
며, 심지어 제사상의 다리[三足]가 셋인 이유도 『천부경』 수리철학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46) 고
추정한다.
『천부경』은 천지인을 하나로 묶어서 만물의 변화와 인간 삶의 목적을 설명한 경전이다. 『천부
경』을 바탕으로 땅의 뜻을 밝힌 『지부경地符經』이 만들어졌다. 『천부경』이 81자, 『지부경』은 100
자로 쓰였으며, 『삼일신고』는 366자로 이루어졌다. 『천부경』은 하도에 근거한 낙서의 9×9=81,
『지부경』은 10수를 지향하는 의미가 담긴 ‘일적십거’의 10×10=100 47) 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삼일신고』 366 글자는 1년 366일의 역법과 관련 있는 숫자를 가리킨다.
따라서 『천부경』․『지부경』․『삼일신고』는 공통으로 역법과 연관이 있으며, 48) 더욱이 『천부경』의
3극과 ‘운삼사運三四 성환오칠成環五七’ 및 ‘용변부동본’은 본체와 작용의 전환을 통해 81수가
100수를 지향한다는 이론이 매우 중요한 주제로 떠오른다.
체용의 전환을 설명하는 체계로서 하도낙서보다 유용한 것은 없다. 『천부경』과 『정역』의 공통
점은 81 수학에 기초한 것에 있다. 특히 81은 『정역』을 이해하는 알파와 오메가에 해당된다. 그리
고 81수를 형성하는 3원 구조와, 6을 중심으로 팔방에 펼쳐지는 법칙은 마방진의 신비를 넘어서
합리성의 극치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천부경』의 중심에 ‘6’이 존재하는 필연성이 인정된다면, 『천부경』이 하도낙서 이론의 뿌리로
인정되는 것 역시 당연하다. 『천부경』에 근거한 하도와 낙서의 논리, 그리고 후대에 출현한 홍범사
상를 비롯하여 『정역』도 『천부경』의 수학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김일부는 낙서의 중
심 5와 하도의 중심 6을 통합한 ‘5인 동시에 6’이야말로 하도와 낙서를 하나로 묶어주는 진정한
의미의 중용으로 인식하여 선후천 전환의 핵심으로 삼았던 것이다. 그래서 『천부경』을 『정역』과
비교 검토하는 작업에 논리적 비약이 그다지 일어나지 않는 이유는 1․3과 중앙의 6 및 전체 81수에
근거했기 때문이다.
『주역』과 『천부경』의 체용관을 비교해보자. 『주역』에는 『천부경』이 말하는 본체와 작용 가운데
작용 중심의 사유가 짙게 배어 있다. 예를 들어 건괘乾卦는 ‘9수를 사용한다’ 49) 고 했으며, 곤괘坤
46) 이준우, 「“천부경” 정해」『천부경 연구』(법인창립 8주년 기념 천부경학술대회 자료집, 한배달, 1994), 52-53쪽
참조.
47) 숫자 100은 한자로 百이다. 예로부터 한민족은 완전과 밝음을 상징하는 수 100을 ‘白’으로 표현했다. 이를 바탕으
로 ‘한없이 맑고 밝다’라는 의미의 ‘=밝=光明’의 이념이 성립하였다.
48) 김동환, 『국학이란 무엇인가』(서울: 뿌리, 2001), 75쪽 참조. “『天符經』은 우리 민족 진리의 존재태로서 『三一神
誥』의 主經이요 『參佺戒經』의 母典이기도 하다. 『天符經』은 우리 민족 정체성의 원리인 동시에 인류 홍익의 지침이기도
하다. 그 속에 담긴 三一哲學의 원리가 바로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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