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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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符經의 三極思想 윤창열
주자(周子)는 이와 같이 무극과 태극을 구별하기 위하여서 무극설(無極說)을 제창하였던 것이
다. 그러므로 그의 설에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이라고 하였으니 이것은 무극에서 태극으로
계승한다는 의미인 것이다(而자에는 계승의 뜻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그가 말한 바 [오행(五行)
은 일음양야(一陰陽也)요 음양(陰陽)은 일태극야(一太極也)니 태극(太極)은 본무극야(本無極
也)]라고 한 것으로써 반증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극이태극(無極而太極)]이라는
것을 단순히 무극이 바로 태극이라고 해석하고 또 [태극(太極)은 본무극(本無極)]이라고 한 것
을 태극은 무극에다 근본을 둔 것이라고 해석하지 아니하고 반대로 태극은 본래 무극이라고 해
석함으로써 주자(周子)가 태극(太極)과 무극(無極)을 동일하게 논하였다고만 주장하는 학자가
고금을 통해서 없지 않았던 것은 실로 유감이다. 무극설(無極說)을 처음으로 제창한 것이 주자
(周子)인데 만일에 무극(無極)과 태극(太極)이 동일한 것이라면 그가 무극설(無極說)을 입론(立
論)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 아닌가? 27)
여기에서 중국철학에 있어서의 有無에 대한 내용을 잠깐 살펴보고자 한다.
중국 전통 철학에서 우주의 本原과 本体에 관한 한 쌍의 짝이 되는 범주가 있다. 有는 有形, 有
名, 실지 있는 것을 가리키고 無는 無形, 無名, 텅 비고 없는 것을 가리킨다. 有無의 논쟁은 중국
전통 사상사의 발전과정을 관통한다. 有無의 논쟁은 老莊에서 시작되어 魏晉玄學에서 극치에
이르렀다. 王弼은 無로서 本을 삼고 有로서 末을 삼았다. 세계는 본체와 현상으로 나뉘는데 無
는 본체가 되고 有는 현상이 된다. 현실 세계의 배후에 근본이 되는 無가 존재하고 만물의 존재
와 변화는 모두 그것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러나 裴頠 같은 사람은 無가 有를 生 할 수 없다고 하
는 崇有論을 주장하였다. 노자 『도덕경』에서는 無가 道體가 되고 有가 道用이 된다는 철학적 개
념을 부여하였다. 『도덕경』 40장에서 “天地萬物은 生於有하고 有生於無(천지간에 있는 만물
은 有에서 생기고 有는 無에서 생겨난다)”라고 하였다. 無가 有보다 더욱 근본이 된다는 것이다.
葛洪은 『抱朴子·至理』에서 “有는 因無而生이라(有는 無에서 생겨난다)”고 하여 無가 本原이
되고 有는 無가 현실적으로 드러난 것이라 하였다. 28)
『도덕경』의 내용은 현실세계의 근원은 無이고 無에서 有가 나오고 有에는 理가 있고 理가 있으면
氣가 따르고 氣가 있으면 만물이 생겨나 生生不息 한다는 것이다. 『환단고기·삼한관경본기』 번한
세가(하)에서 노자의 혈통을 風夷族이라 하였으니 그가 고조선의 사상, 특히 천부경의 영향을 받았
을 것이라고 추측할 수 있다.
27) 한동석, 『우주변화의 원리』, 서울, 대원출판사, 2001, p.382.
28) 호부침주편, 『중화도교대사전』, 북경, 중국사회과학출판사, 1995, p.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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