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 - 국제학술문화제-천부경/국제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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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위의 鴻濛은 鴻蒙과 같은 말로 우주가 형성되기 이전의 혼돈 상태를 나타낸다.
『淮南子·天文訓』에는 다음의 글이 있다.
天地未形에 馮馮翼翼하고 洞洞灟灟하니 故曰太昭라. 道始于虛廓하고 虛廓生宇宙하고 宇宙
生氣라.
천지가 아직 생겨나지 않았을 때에 混混沌沌하고 형체도 없고 조짐도 없었으니(馮翼 洞灟은 형
체가 없는 모습이다) 그래서 태소라고 불렀다. 道의 최초의 상태는 텅 비고 아무것도 없는 虛廓
의 상태였고 虛廓이 우주를 생하고 우주가 氣를 생했다. 18)
여기서 太昭는 우주가 생겨나기 전의 혼돈의 상태를 말한다. 王引之는 다른 책들에서 天地未形을
太昭라고 한 것이 없으므로 太昭는 太始라고 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건착도』와 『太平御覽』을
인용하여 天地가 아직 생겨나기 전을 모두 太始라 한 例를 들고 있다. 牟鍾監은 천지가 생기기 전을
통칭하여 太昭라 하니 太昭, 太始는 같은 내용이지만 명칭을 달리 한 것이라 하였다. 또 그는 “道는
世界의 原初狀態로서 虛廓, 宇宙, 元氣의 몇 단계를 거치니 허곽, 우주는 元氣의 앞에 있다. 王引之가
원문을 道生虛廓으로 이해한 것은 본서의 관점에 부합하지 않으니 원문을 바꾸어야 한다.” 하면서
“道의 최초의 상태가 허곽이다. 太昭는 우주의 처음 상태의 총체적인 명칭으로 세분하면 허곽, 우
주, 원기의 세 단계가 된다. 이 세 단계가 각각 어떤 특점이 있고 차별이 어디에 있는지 원서의 작자
는 細論하지 않고 단지 두리뭉실하게 공통적인 특점이 馮馮翼翼하고 洞洞灟灟하다고 했다.” 19) 라
고 하였다. 이에 의거하여 앞의 번역문도 ‘道가 허곽을 생한다’고 번역하지 않고 ‘도의 최초의 상태
가 허곽’이라고 번역하였다.
『회남자』에서 말한 鴻濛, 太昭 등도 무극의 개념이다.
2) 태극도설의 無極而太極
周濂溪는 『太極圖說』을 지어 무극과 태극의 관계를 처음으로 밝혔다. 『태극도설』은 宇宙生成論,
萬物化生論, 人性論 그리고 結論의 4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첫 문장이 無極而太極이라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朱子는 다음과 같이 해석하고 있다.
朱子曰 上天之載 無聲無臭 而實造化之樞紐요 品彙之根底也라 故曰 無極而太極이라하니 非太
極之外에 復有無極也라
朱子가 말씀하였다. “上天의 일은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으나 실로 造化의 樞紐이고 品彙(만물)
의 根柢이다. 그러므로 ‘無極이면서 太極’이라 하였으니, 太極 이외에 다시 無極이 있는 것은 아
18) 허광일 역주, 『회남자 전역』, 귀양, 귀주인민출판사, 1995, pp.104~106.
19) 허광일 역주, 『회남자 전역』, 귀양, 귀주인민출판사, 1995, p.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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