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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符經의 三極思想  윤창열



                 이 넓은 경계를 뜻한다. 『장자·재유』에서 “余將去女하고 入無窮之門하며 以遊無極之野라(나는 이

                                                                              8)
                 제 당신과 헤어져 무궁의 문으로 들어가 끝없는 들판에서 노닐겠소)” 라고 하였는데 여기서의 無
                                                                                          9)
                 極은 ‘끝없다’는 뜻으로 해석했지만 일부 주석에서 어둡고 고요한 근원(冥寂之本) 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어서 『장자』에서 무극의 개념으로 쓰인 용어에 대해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장자·응제왕』

                 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남해의 제왕을 숙(儵)이라 하고, 북해의 제왕을 홀(忽)이라 하며, 중앙의 제왕을 혼돈(渾沌)이라
                    한다. 숙과 홀이 때마침 혼돈의 땅에서 만났다. 혼돈이 이들을 매우 잘 대접하여 숙과 홀은 혼돈

                    의 은혜에 보답할 방법을 의논하였다. “사람들은 누구나 일곱 개의 구멍이 있어 그것으로 보고
                    듣고 먹고 숨 쉬는데, 이 혼돈만은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어디 시험 삼아 구멍을 뚫어주자.”

                    그래서 하루에 한 구멍씩 뚫었는데, 칠일 만에 혼돈은 죽고 말았다.                     10)



                   여기의 混沌은 중앙에 위치한 土자리이고 질서가 생기기 이전의 無極의 개념이다. 이에 대해 오
                 강남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중앙의  混沌은  아직  분별이나  경계가  생기기  전의  ‘하나’,  영어로  ‘the  One’,  the

                    Undifferentiated’, the Simplicity’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양에서는 혼돈을 ‘카오스(chaos)’라
                    하여 보통 부정적인 의미로 쓴다. 질서가 생기기 이전이나 질서가 무너진, 무질서의 상태로 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하여 동양, 특히 도가(道家)에서는 그것이 모든 것의 근원, 모든 가능성의 총체
                    로서 긍정적인 것이다. 여기 혼돈에 구멍이 생긴다는 것은 원초적 비이분법적 의식 상태가 이분

                    법적 의식 상태로 변하는 과정을 의미하기도 한다. 이렇게 분화하지 않은 초이분법적 의식이 주
                    객 이원적으로 분별하는 일상적 의식으로 바뀌면, 그 원초적 단순성, 전일성(全一性)이 죽어 버

                    리고  만다는  것이다.  우리에게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면  이런  본래의  순일성(Primordial
                    Simplicity)을 회복하는 일이다. 이것이 근원으로 되돌아감(going back to the origin)이요, 복

                    락원(paradise regained)이요, 귀향(歸鄕, homecoming)이요, 귀일(歸一)이요, 복귀(復歸)요,
                    원시반본(原始返本)이요, 귀명(歸命)이다.             11)



                   오강남은 혼돈을 未發, 未分化의 세계이고 현실세계는 已發, 分化의 세계로 풀이하면서 混沌을



                 7) 이민수 역해, 『장자』 (내편), 서울, 혜원출판사, 1996, pp.198~199.
                 8) 이민수 역해, 『장자』 (외편), 서울, 혜원출판사, 1996, pp.80~82.
                 9) 이민수 역해, 『장자』 (외편), 서울, 혜원출판사, 1996, p.85.
                 10) 이민수 역해, 『장자』 (내편), 서울, 혜원출판사, 1996, p.237.
                 11) 오강남, 『장자』, 서울, 현암사, 1999, pp.347~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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