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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부경 분과


                   노자의 『도덕경』 28장에 “知其白하고 守其黑하면 爲天下式이니 爲天下式이면 常德不忒하야 復歸

                 於無極이니라(그 흰 것을 알고 그 검은 것을 지키면 천하의 모범이 된다. 천하의 모범이 되면 상덕
                 이 어긋나지 않아 다시 무극으로 돌아간다)”라고 하였다. 김용옥은 無極을 ‘극이 없는 질박함’ 이
                                                                                                     3)
                 라고 하였으나 일반적인 해석은 ‘陰陽이 분화되지 않은 자리이고 만유생명이 시작하는 근원자리’
                 또는 ‘道’ 라고 하여 후세에서 말하는 無極으로 해석하고 있다. 『도덕경』에서 무극의 자리를 道라
                         4)
                 고 부르는 것은 25장에서 보인다.



                    有物混成하니 先天地生이라. 寂兮寥兮여 獨立不改하고 周行而不殆하니 可以爲天下母라. 吾
                    不知其名이나 字之曰道라.

                    혼돈으로 이루어진 물건이 있으니 천지보다도 먼저 생겼다. 적막하고 쓸쓸함이여 (소리도 없고
                    형체도 없도다) 홀로 우뚝 서서 영원히 변치 않고 두루 운행하여 위태롭지 않으니 (다함이 없으

                    니) 천하의 어머니라 부를만하다. 내가 그 이름을 모르지만 그것을 글자로 나타내어 도라고 한다.



                   위의 내용을 보면 노자가 말한 道는 無極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혼돈으로 이루어진 물건이란 陰
                 陽과 動靜이 未分化된 未發處이니 무극의 자리이고 寂廖는 寂然不動하는 자리이고 無聲無臭한 자리

                 이니 역시 無極의 자리이고 獨立은 만물 위에서 超然한 것이고 不改는 본체가 항상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고 周行而不殆(殆는 窮盡의 뜻으로 볼 수 있다)는 무극에서 태극이 나와 현상계의 변화가 끊임

                 없이 流行하는 것이고 天下母는 천지만물이 모두 나오는 근원자리라는 뜻이고 이를 道라고 한다
                 했으니 노자가 여기서 말한 道는 無極의 개념과 같다고 할 것이다.

                   『漢語大詞典』에서는 無極을 “無形無象한 形象이 없는 자리이고 無聲無色하여 공간을 초월한 자리
                 이고 無始無終하여 시간도 없는 자리로 무엇이라고 가리켜서 이름할 수 없기 때문에 無極이라고

                      5)
                 한다” 라고 하였다.


                   『장자』에서도 무극이라는 말과 무극을 의미하는 용어가 나오고 있다. 『장자·소요유』에서 “肩吾
                 가 連叔에게 물어서 말하기를 내가 接輿에게서 말을 들었는데 너무 황당무계하여 앞으로 나아갈

                 줄만 알았지 돌아올 줄을 몰랐다. 나는 그의 말이 猶河漢而無極也(마치 은하수처럼 끝이 없는 것이)
                 놀랍고 두려웠다” 라고 하였는데 여기서의 無極은 끝이 없는 경지를 말하고 있다.
                                 6)
                   『장자·대종사』에서 “누가 서로 사귀는 것이 아니면서도 사귀고, 서로 돕는 것이 아니면서도 도
                 울 수 있을까. 누가 하늘에 올라 안개 속에 노닐며 撓挑無極(무궁한 곳을 돌아다니고) 서로 삶을 잊

                 은 채 끝없이 살아갈 수 있을까” 라고 하였는데 여기서의 無極은 한없이 넓은 物外의 경지 즉 한없
                                             7)
                 3) 김용옥, 『노자가 옳았다』, 서울, 통나무, 2020, p.280.
                 4) 노태준 역해, 『신역도덕경』, 서울, 홍신문화사, 1987, p.104.
                 5) 나죽풍주편, 『한어대사전』 (7), 상해, 한어대사전출판사, 1994, p.136.
                 6) 이민수 역해, 『장자』 (내편), 서울, 혜원출판사, 1996, pp.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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