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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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좀 더 입체적으로 파악하게 한다.



                     2. 風流의 내용




                   1) 현묘지도(玄妙之道)
                   최치원이 풍류를 ‘①현묘지도(玄妙之道)’라 함에 있어 심오함을 느끼게 한다. 그 깊이를 알기 어

                 렵고 헤아릴 수 없는 오묘한 경지를 현묘함이라 일컬으니, 이것은 의식경계에서 쉬이 논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다소 풍류의 신비로운 이면을 부각시키는데, 풍류와 관련이 깊은 화랑에 관한 기사를

                 통해 짐작할 수 있다.



                    화랑은 선도(仙徒)이다. 우리나라에서 신궁(神宮)을 받들고 하늘에 대제(大祭)를 행하는 것 …
                    옛날에 선도는 단지 신을 받드는 일을 위주로 했는데, 국공(國公)들이 무리(화랑도)에 들어간 후

                    에 선도는 도의(道義)를 서로 힘썼다.           20)



                    천주(天柱)에 봉하고 제사를 주관하게 했다.              21)



                   화랑을 선도(仙徒)라 한 것은 ‘선(仙)의 무리’를 나타내며, 신선의 도인 ‘선도(仙道)를 구한 집단’
                 이라 할 수 있다. 화랑은 신궁(神宮)을 세우고 그곳에서 제사를 직접 주관하여 하늘에 제를 올리는

                 제천의식(祭天意識)을 행하였다. 신채호는 “신라의 화랑은 그 시원이 삼한소도(三韓蘇塗)의 제관
                 이다.”  22) 라고 하였다. 화랑은 국가를 수호하는 군사집단일 뿐 아니라 제관으로도 소임을 다한 것

                 인데, ‘이신설교(以神設敎)’ 내지 ‘천도설교(天道設敎)’라는 말처럼 신이나 하늘과 같은 근원적 세
                 계의 힘을 부여받아 가르침을 폈던 고대 신교문화의 형태를 엿볼 수 있다. 화랑을 선랑(仙郞), 국선

                 (國仙), 선화(仙花), 미륵선화(彌勒仙花), 풍월주(風月主) 등의 仙이나 風과 관련된 다양한 호칭으로
                 부른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신채호는 “화랑은 단군 때부터 내려오던 종교의 혼(魂)이요 국수(國

                 粹)의 중심이다”     23) 라고 하였다. 상고시대로부터 내려온 풍류문화가 신라에 이르러 화랑이라는 조
                 직체로 화현되었고, 그 맥을 통해 흐르고 있는 신비성, 종교성, 영명성 등을 간과할 수는 없음이다.

                   실제로 화랑과 관련된 고사를 들여다보면 여러 가지 기행이적들이 많이 나타나는데, 호국신의
                 계시에 따라 적국의 사람인 백석의 유인에서 벗어나 목숨을 구한 김유신(金庾信)의 일화                               24) 를 비롯

                 하여 귀신의 무리를 이끌고 다리를 놓았다는 비형랑(鼻荊郞)                      25) , 아내를 범한 역신(疫神)을 노래와


                 20) 김대문, 이종욱 역주해, 『화랑세기』, 소나무, 2005, 14~15쪽.
                 21) 김대문, 이종욱 역주해, 『화랑세기』, 소나무, 2005, 20~21쪽.
                 22) 이능화, 『조선도교사』, 한국학자료원, 2013, 申采浩氏設 仙家卽新羅國仙(花郞)而其始源則乃 三韓蘇塗之祭官.
                 23) 단재신채호전집(개정판), 상권, 형설출판사, 1995, 383쪽.
                 24) 일연, 『삼국유사』권1, 「기이」제1, 김유신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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