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86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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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상고 때에는 이처럼 신(神)과 선(仙)의 분별이 없어 ‘선(仙)’은 곧 ‘신(神)’을 의미하기에 한국 고유

                 의 선사상을 신교(神敎)로 인식하되, 이를 도가(道家) 계열로 국한시켜서는 안 될 것이다. ‘원형의
                 형태로써의 신교’를 새롭게 고찰해볼 일이며, 필자는 다음 장에서 신교로써의 풍류에 대한 의미와

                 내용을 다뤄보고자 한다.



                 Ⅳ. 風流의 의미와 내용




                     1. 風流의 의미



                   우선 현대사회에 통용되고 있는 풍류의 의미를 살펴보면, ‘멋스럽고 풍치가 있는 일 또는 그렇게
                 즐기는 행위’를 뜻한다. 풍치는 ‘훌륭하고 멋진 경치, 격에 맞는 멋’으로 또 정의한다. 그러면 결국

                 멋이 뭔지 살펴봐야 하는데 멋은 ‘차림새, 행동, 됨됨이 따위가 세련되고 아름다움, 고상한 품격이

                 나 운치’라고 정의되고 있다. 이를 통해 풍류란 말에서 심미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고 고상한
                 유희를 떠올릴 수도 있다. 그렇기에 풍류를 즐긴다 하면 춤과 노래를 빼놓을 수 없고, 그 자체로
                 예술적 정취를 자아낸다. 하지만 이것은 풍류의 전면모를 드러낸다고 할 수 없고, 이는 단지 풍류

                 의 일면만이 현대에 남아 위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는 것이다.

                   풍류에 대한 의미를 해석하는 데 있어 최남선은 이것을 어음(語音)으로 해석하여 ‘풍월’이나 ‘풍
                 류’를 ‘부루’라 하여 부루의 도(道)는 곧 ‘신도’를 의미한다고 주장한다.                     18)  최영성은 풍류를 사상적
                 전통이나 종교적 전통이라는 의미에서 ‘유풍여류(遺風餘流)’의 준말로 보았다. 이와 같은 선학(先

                 學)의 연구도 의미있고 시사하는 바가 크나, 필자는 다음과 같은 의해(義解)의 방법을 취하고자 한
                 다.

                   먼저 ‘풍(風)’이 담고 있는 의미는 『삼국유사』 「미륵선화·미시랑·진자사」조를 보면, 화랑도의
                 시초인 원화(原花)를 열 때 진흥왕의 천성에 대해 이와 같이 말한다.



                    진흥왕은 천성이 풍미(風味)가 있어서 신선(神仙)을 숭상하였다.                     19)



                   풍미가 있어 신선을 숭상하였다 하니, 풍(風)은 신(神) 혹은 선(仙)과 통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일

                 반적으로 선(仙)이란 인간이 수련을 통해서 신적인 존재가 된 것을 의미하기에 풍(風)은 곧 신(神)
                 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실제 바람과 신의 속성을 떠올려보면 서로 닮아있다. 우리는 흔들리는 나뭇

                 잎을 보며 바람을 느낀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사물을 움직이는 바람처럼 일반적으로


                 국동서철학회, 2010, 321쪽.
                 18) 현상윤, 이형성 교주, 『현상윤의 조선사상사』, 심산, 2010, 34쪽.
                 19) 일연, 『삼국유사』권3, 「탑상」제4, 미륵선화·미시랑·진자사, 天性風味 多尙神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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