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67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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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의 정신문화 계승 방안에 관한 연구 조병현
원심력으로 바른 상고사 확립과 한국 정신문화의 세계화 추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1. 낭가사상의 평가와 문제점
단재는 ‘낭가사상’을 통해 민족독립의 기반을 만들고, 민족혼을 확립하고자 하였다. 당시 민족
사학자들은 일본 관학자들의 식민사관에 맞서, 왜곡ㆍ날조된 한국사를 재정립하여 자강과 독립을
쟁취하기 위한 민족정신을 고취하고자 하였다. 상고사의 체계화와 고구려의 수ㆍ당과의 전쟁, 신
라와 백제의 일본 경략설 등 구강회복의 이론의 틀을 마련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낭가사상은 민족
주체정신으로 자리 잡았고, 역사인식을 한 단계 높였을 뿐만 아니라 자주독립 가능성과 신념을 제
시해주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평가에도 불구하고, 단재의 민족주의사관, 민족주체사상이 오로지 국권회복
과 고대사 체계화를 위한 입론에 얽매여 역사방법론을 소홀히 했다거나 독단적인 사료선택과 언
어해석방법으로 역사를 서술함으로써 그 전개에 다소 무리가 있다는 점, 낭가사상에 대한 기본원
리와 철학이 부족하여 국수적ㆍ배타적인 사상이라고 비난을 받는 점 등이 문제점으로 분석되었
다.
먼저, 역사방법론을 소홀히 하여 독단적인 자료선택으로 전개에 다소 문제가 있다는 것은 역사
의 발전 과정을 ‘아我와 비아非我의 투쟁’으로 규정하여 관념적인 민족을 ‘我아’의 단위로 설정, 역
사적 영웅을 역사의 담당 주체로 설정함으로서 소수 영웅 중심적인 역사주체 의식이 역사의 발전
적 성격을 모호하게 하였고, 역사 담당 주체의 확대 과정을 생략함으로 역사의 진실의 일탈하였다
는 것이다. 그리고 투쟁과 혁명의 개념이 부각된 반면, 민중의 개념이 구체화되지 못한 점도 문제
점으로 지적되었다.
그리고 사료 해석과 언어 해석의 독단성은 고대사를 체계화함에 있어 당시 인정되어 있던 유가
사서儒家史書를 배제하고 야사류夜事類와 비록秘錄 등을 사료로 채택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서
류들이 사료로써 객관성이 입증되지 못한 상태에서 독단적으로 인용되었기 때문에 민족역사의 특
수성과 연결시키는데 저해요소가 될 수 있다. 정사正史와 고증이 안 된 비정사류를 기반으로 전개
한 고대사는 낭가사상의 세계화에도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언어학적인 방법
론에 있어서의 문제점은 단군 조선 때 이두문吏讀文을 만들어 사용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두문의
올바른 해석을 통하여 고대사의 일부분을 구명하려 하였다. 그러나 지명고증과 전통문화의 역사
적 사실을 구명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이두문 해석을 채택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객관적인 고대
사의 체계화를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자주적인 국
권 회복을 위한 영웅론과 이두문 해석을 지나치게 현재에 투영한 것이지만, 독립의식 고취에는 불
가피한 방법으로 생각해 채택한 것으로 판단된다. 독단적인 사료선택과 언어해석방법으로 역사를
서술함으로써 전개에 무리가 있다는 것은 안으로 수렴하는 구심력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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