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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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신유학의 대표주자인 朱熹는 희노애락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은 상태를 ‘생각이 아직 싹이 트지 않

                 아 깨어있으면서 조금도 어둡지 않은 것[思慮未萌知覺不昧]’                     72) 이라고 개념 지었다. 유교는 이 상태
                 가 되면 성인으로 인정하였다. 이것과 같이 한국 선도에서도 감정이 그친 상태가 되면 철인이 된

                 것이고 한알님과의 합일[返眞一神]로 보았다.                 73)
                   불교에서도 선과 악의 감정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것을 해탈, 득도의 모습으로 그리고 있

                 다. 또 “욕을 먹더라도 성내지 말며 절을 받더라도 우쭐대지 말고 무심하라.” 거나, “미워하지도
                 말고 좋아하지도 말라.”        74) 고 하였는데 이는 시비 분별하는 마음이 사라진 것임으로 내면이 텅 비

                 어 있는 고요함으로 수렴된다. 초기불교의 표현을 빌자면 涅槃寂靜이다.
                   도가에서는 『도덕경』과 『장자』에서 확인된다. 『도덕경』에서는 텅빔의 극치에 이르고[致虛極],

                 고요함을 신실하게 지키는 것[守靜篤]이라고 하였다. 이는 한마디로 무념무상이다. 『장자』에서는
                 때에 편안하게 머무르고 자연에 따르면 哀樂의 감정이 들어올 수 없게 되니 이것을 옛날부터 해탈

                 이라고 했다     75) 고 하였다. 애락은 시비분별로 생기는 감정이고 자신을 속박하는 고통을 수반한다.
                 애락이라는 감정이 들어올 수 없다면 얽매임에서 자유롭게 된 것이다. 이는 시비 분별하는 개인이

                 사라진 상태를 의미한다.
                   결국 감정을 초월하거나 일어나지 않는 것이 유, 불, 도와 한국 선도가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것

                 이고 이는 내면의 ‘고요함’으로 요약할 수 있다.



                     3. 八呂之音과 소리



                   생각, 감정을 초월한 마고 선인 외에 마고 신화는 우주 삼라만상이 8려의 음이라는 소리[音]에서

                 나왔다고 한다. 이 소리를 本音이라고 하는데 마고성의 천인들이 響象을 바르게 하지 못할 때는 만
                 물이 잠깐 사이에 태어났다가 잠깐 사이에 없어졌다. 다시 말해 8인이 천지 본음을 맡아서 다스렸

                 으나 본음을 향상으로 修證해주는 자가 없어서                  76)  만물이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며 조절
                 되지 않았다. 반면에 향상을 관리하며 하늘과 땅의 이치를 바르게 밝히니 曆數가 조절되었다. 이

                 때문에 마고성 안의 사람은 품성이 순정하고 능히 조화를 알았다.
                   이 소리는 律呂로도 표현되는데 떨림, 음률, 진동, 울림 등으로 바꾸어 말할 수 있으며 오늘날의



                 72) 이에 관한 연구는 한자경,「미발지각(未發知覺)이란 무엇인가? -현대 한국에서의 미발 논쟁에 관한 고찰을 겸함」,
                 『한국철학』제123집, 한국철학회, 2015. 정연수,「‘思慮’와 ‘知覺’에 관한 南塘 韓元震의 學說硏究」, 『東洋哲學』 第36輯,
                 한국동양철학회, 2011. 홍성민,「朱子 未發 晩年說에 대한 재검토-未發의 卦象과 知覺不昧의 의미를 중심으로」, 『철학
                 연구』 제118집, 대한철학회, 2011. 등이 있다.
                 73) 『삼일신고』 「진리훈, 인물」
                 74) 법정 옮김, 『숫타니파다』, ㈜도서출판 이레, 1999. 244~246쪽
                 75) “安時而處順 哀樂不能入也。此古之所謂縣解也(『莊子』 「大宗師」)”
                 76) 정경희, 「『符都誌』에 나타난 韓國仙道의 一三論」, 『선도문화』 제2집,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국학연구원, 2007,
                 17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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