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7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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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도와 수운 최제우의 무극대도  오종홍



                    (都堂祭)과 같은 것이다.”       67)



                   한웅천왕을 신권을 가진 군주라는 말에서도 한국 선도가 무교와 같이 신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

                 준다. 이 때문에 한국 선도를 무교와 연결하는 견해                   68) 가 늘고 있다.



                     3. 맑음과 고요함



                   마고 신화는 박제상이 전하는 『부도지』를 통해서 전해진다. 마고 신화의 마고는 선천을 남자로

                 후천을 여자로 배우자 없이 궁희와 소희 두 딸을 낳았다. 배우자 없이 낳았다는 것은 마고가 육신을
                 가진 사람이 아닌 신적인 존재로 파악된다. 한편으로는 배우자가 없다는 말에 주목하여 보면 마고

                 를 육신을 가진 존재이지만 시집가고 장가가는 인간 일상을 초월한 존재로도 볼 수 있다. 인간의
                 일상이라는 것이 시집 장가가는 것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일로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는 과정

                 에서 선택과 가치판단이 개입한다. 이는 일과 상대방 그리고 자신에 대하여 생각, 감정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생각, 감정의 지배를 받음을 뜻하며 대개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생각, 감정으로

                 나타난다. 과거 경험의 축적된 기준에 맞으면 좋아하고 맞지 않으면 싫어한다.
                   마고가 이런 인간 일상 감정을 초월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이유는 기뻐하고 노여워하는 감정이

                 없는[麻姑無喜怒之情]        69) 는 존재라고 하였기 때문이다. 육신을 가진 마고가 이런 상태에 있다는 것
                 은 한국선도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고 마고가 한국 최초의

                 仙人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마고 이래 한국선도는 일관되게 생각, 감정 초월의 길을 제시하였다. 한국 선도의 핵심을 담고

                 있는 『삼일신고』는 기쁨, 두려움, 슬픔, 성냄, 탐욕, 싫어함[喜懼哀怒貪厭]의 감정을 멈추는 것[止
                 感]을 수행법으로 제시한다.          70)

                   감정을 극복하거나 일어나지 않는 상태가 어떤 것인지 유교, 불교, 도교를 통해서 밝힘으로써
                 한국 선도의 보편성을 확보할 수 있다. 감정이 일어나지 않아 내면이 맑고 깨끗하여 고요한 것을

                 유교 불교 도교도 최고의 목표로 삼고 있다. 유교는 『중용』에서 喜怒哀樂의 감정을 예로 들고 있으
                 며 71)  희로애락의 감정이 일어나지 않는 상태를 인간이 도달해야 할 이상적인 목표로 제시하였다.



                 67) 이능화 집술, 김종은 역주, 『조선도교사』, 보성문화사, 1977, 33쪽.
                 68) 김대훈, 「동학에 계승된 선교(仙敎)와 그 사유체계」, 『동학학보』 제49호, 동학학회, 2018, 347, 359쪽. 손병욱,
                 「삼국통일기 신라사회에 나타난 북방 유목문화의 특징」, 『윤리교육연구』 제11집, 한국윤리교육학회, 2006, 230쪽.
                 안호상, 「東夷族과 神仙思想」, 『神仙思想과 道敎』, 범우사, 1994, 48쪽. 도광순, 「風流道와 神仙思想」, 『神仙思想과 道
                 敎』, 범우사, 1994, 97쪽. 지준모, 「新羅道敎의 生態的 考察」, 『神仙思想과 道敎』, 범우사, 1994, 267쪽. 최일범, 「한국
                 고대의 선도 전통」, 『선도의 맥을 찾아서』, 지혜의 나무, 2004, 95~98쪽. 등이 있다.
                 69) 박제상 지음, 김은수 번역·주해, 『부도지』, 한문화, 2003, 17쪽.
                 70) 『삼일신고』 「진리훈, 인물」
                 71) “喜怒哀樂之未發謂之中(『中庸』 1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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