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2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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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다. 마고는 여성성을 갖고 있다. 따라서 여 선인으로부터 한국 선도가 시작되었다. 여성 선인은 마
고에서 중단되지 않고 이어졌다. 마고 선인 다음으로 곰녀를 들 수 있다. 곰녀는 한웅천왕의 인도
에 따라 굴에서 쑥과 마늘을 먹으면서 금기를 잘 지켜 한웅천왕과 함께할 수 있는 선인으로 거듭났
다. 『일연의 삼성기』는 곰이 사람으로 변화했다고 하였지만 실상은 선도 수련의 요체를 모두 갖추
고 있다.
고려 인종 때의 승려 묘청은 승려의 옷을 입은 선인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평양의 임원궁 팔성당
에 8인의 선인을 새겨 놨는데 첫째는 호국백두악 태백선인으로서 환웅천왕이다. 마지막 8번째 선
인은 頭嶽 천녀로 명명하고 신시씨의 후后요, 환검신인의 母라고 하였는데 37) 이는 단군왕검의 어
머니인 곰녀를 말한다. 두악천녀는 산속에 사는 여 신선을 뜻한다. 곰녀가 신선, 선인이었다는 것
을 두악천녀라는 말에서도 확인된다. 38)
우리나라 산성에는 할미 자가 붙은 곳이 많다. 용인의 할미산성이 하나의 예다. 할미산성이라는
말에서 산신이 원래 여성격이었음을 엿볼 수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리성모 전설 속에서도 확인된
다. 지리산 꼭대기에 지리성모가 살고 있었는데 법우화상이 비도 안 왔는데 계곡에 물이 넘쳐 흘렀
다. 이상하게 여겨 지리산 계곡으로 올라오자 지리성모가 나타났고 법우화상에게 자기와 결혼하
여 살자고 하였고 8명의 딸을 낳았다. 이 딸들이 전국 팔도로 흩어져 무당의 시조가 되었다는 이야
기다. 지상의 최고로 높은 마고대성에 마고가 살았다고 하였는데 지리성모 전설도 마고 선인의 흔
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선도의 계보는 마고 선인을 증언하는 『부도지』에 마고-> 황궁씨-> 유인씨-> 환인씨-> 환
웅씨-> 임검씨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한다. 임검씨는 단군왕검을 말한다. 『안함로 삼성기』 등 『환
단고기』에 합본 된 선도 사서나 『규원사화』는 신이나 천지개벽부터 다루고 있으나 선도의 시작을
환인에서부터 기술하고 있다. 반면에 『부도지』는 환인 이전의 유인씨와 유인씨 앞의 황궁씨 그리
고 황궁씨 이전의 마고까지 기술하고 있어 내용상 가장 오래된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이 역사계보
를 통해 마고 39) 는 仙人으로서 한국 선도의 기원으로 평가된다. 40)
이런 시각과는 달리 『부도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연구들은 한국 선도의 기원을 통상 환인
천제 또는 환웅천왕이나 단군왕검에서 찾는다. 41) 『삼국유사』의 「일연의 삼성기(고조선)」가 한국
선도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비교적 상세하게 전하는데 환인->환웅->단군의 계보를 전하
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선도의 시작을 환인으로 시작하는 견해 중 『청학집』에 실린 계보는 아래와
37) 북애자 지음, 민영순 옮김, 『규원사화』, 도서출판 다운샘, 2012, 122쪽.
38) 두악천녀는 단군왕검의 어머니인 웅녀를 말하는데 웅녀가 한국 고유 선도와 관련 있다고 보는 견해는 임채우, 『한
국의 신선 그 계보와 전기』, 소명출판, 2018, 101쪽.
39) 중국 도교에도 마고 선녀가 있다. 『부도지』의 마고 선인처럼 희노의 감정이 없는 존재로 명시되어 나오지 않는다.
40) 한국선도의 기원을 『부도지』에서 찾는 연구로는 이승호, 「韓國仙道의 起源과 傳承 ―弘益人間思想과 神人合一思想
을 中心으로―」, 『도교문화연구』 제23집, 한국도교문화학회, 2005, 121쪽.
41) 한국 선도의 시원을 환인, 환웅이나 단군에게서 찾는 견해는 이능화 집술, 김종은 역주, 『조선도교사』, 보성문화사,
1977, 23, 31쪽. 최일범, 「한국고대의 선도 전통」, 『선도의 맥을 찾아서』, 지혜의 나무, 2004, 90~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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