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4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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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넷째, 한국 선도는 신, 한알님을 중심에 두고 있다. 한국 선도의 시조인 마고 선인이 신격을 띠고
있었고 8려의 소리가 天音이어서 8려의 음을 한알님으로 다르게 부를 수 있다. 이는 하늘나라와
통한다. 하늘나라는 물리적인 공간으로 허공 어디라기보다는 우리 안의 마음에 있는 것으로 이해
된다.
다섯째, 한국 선도는 내 안의 맑음과 고요함을 궁극적 목표로 지향한다. 한국 선도의 시조, 마고
선인은 기뻐하고 화내는 감정이 없다. 이는 감정에서 자유로운 무념무상의 존재임을 뜻한다. 시비
분별로 갈등하고 분열로 고통받는 인간 초월을 의미한다. 수운의 무극대도도 맑음과 고요함을
지향하고 있으며 應物無迹과 不擇善惡하는 한알님을 자각한 것에서 인간 초월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외에 수운의 선도는 한국 선도의 내용을 대부분 충족시켰다. 이는 수운의 무극대도가 한국 선도
의 부활이었음을 보여준다.
【열쇠말】 무극대도, 무선악, 쾌락, 선도, 한알님, 마고
Ⅰ. 서론
서기 19세기 말 동아시아 사회를 뒤흔든 동학에 관한 연구는 초기에 주로 정치, 사회사 분야에
집중되었다. 특히 동학의 창건자, 수운 최제우는 거의 제외된 채 동학농민혁명에 초점을 맞추어
혁명의 역사를 밝히거나 혁명이 갖는 역사적, 정치적 의미를 파악하는 데 주력하였다.
그러다가 서기 1990년대 들어와서 수운 최제우의 정신세계를 탐구하는 방향으로 넓혀가고 있
1)
다. 수운 에 대한 정신세계 탐구는 수운이 만든 주문 21자를 중심으로 수운의 종교체험을 분석하
고 유교, 불교, 도교와 비교하여 수운 사상의 특성을 찾고자 하였다. 특히 그가 만난 한알님 을 분
2)
석하는 연구가 쌓여가고 있으며 유교, 불교, 도교는 물론 기독교적 관점에서 다양한 분석이 이루어
지고 있다. 분석결과 수운의 한알님은 초월적, 내재적, 초월적 내재적, 인격적, 비인격적 요소를
가지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는 수운의 한알님이 유교, 불교, 도교의 궁극적 실재는 물론 기독교의
궁극적 실재의 요소를 모두 가지고 있음을 말해준다.
이에 대하여 수운이 유교, 불교, 도교의 영향을 받아서 만들어낸 것으로 치부하는 시각도 있고
3)
1) 이하에서는 수운 최제우를 수운이라고 표기한다.
2) 동학에서는 수운이 체험한 궁극적 실재의 명칭을 ‘한울님’으로 사용하고 있다. 본 논문에서는 『용담유사』 원본의
아래아 · 발음에 가깝게 ‘하날님-> 한알님’으로 부른다.
3) 申一澈, “崔水雲의 歷史意識" 韓國思想硏究會 『韓國思想叢書』, IV, 崔水雲硏究, (泰光文化社, 1980), p.21. 李炫熙,
『東學思想과 東學革命』, (청아출판사,1984), p.16 白世明, “韓國思想의 由來와 將來" 韓國思想硏究會 『韓國思想叢
書』,Ⅰ, 古代人의 文化와 思想, (景仁文化社,1973), p.51. 李乙浩 外, 『한思想과 民族宗敎』, (一志社, 1990), .p.100
등. 이상의 기록에서는 東學思想 또는 花郞道 자체가 外來의 도·유·불 三敎사상을 수용한 것으로 되어 있다(안창범,
(「東學의 外來 道ㆍ佛ㆍ儒 三敎受容說 批判 - 神仙道와 東學의 發生淵源 -」, 『인문학연구』 제1집, 제주대학교 인문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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