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2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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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복희씨가 팔괘를 처음 지은(始作八卦)원칙은 천지만물을 관찰(觀)하여 천문과 지리뿐만 아니라
인간생활에 필요한 도구까지 특정한 卦象(離卦)을 본떴다는 것이다.
그리고 본뜬 괘상의 범주를 가깝게는 사람에서부터(近取諸身) 멀리는 우주의 삼라만물까지(遠取
諸物) 넓혀갔던 것이다. 이런 이유로 『주역』에서 말하는 象은 인간[像]에 무게중심을 둔 것이 아니라
천지인의 삼재[象]을 본뜬 형상(形象)인 것이다. 즉 象이란 聖人이 객관적인 사물의 번잡한 현상(天
下之賾)을 관찰하여 그 형상을 모방하고 사물의 본질을 본뜬(象) 것이라서 象이라고 불렀다. 46)
다음으로 삼재의 형이상적 존재로서의 논리를 밝힌 三才의 道에 대해 알아보자. 『주역』은 우주
의 근원적인 변화원리를 설명하며, 그 중에서 ‘道’는 핵심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道에 대한 정확
한 의미를 파악하기 위해 ‘道’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易傳」의 사례들을 통해 살펴보면
“한번 陰하고 한번 陽하는 것을 일러 道라 한다.” 47)
道는 陰과 陽으로 끊임없이 변화하는 작용성을 내용으로 하는 형이상의 원리이며 그것은 卦爻라
는 象을 통해 나타낼 수 있다.
“이러한 까닭에 形而上者를 道라 이르고, 形而下者를 器라 이르니, 化하여 마름질 하는 것을 일
러 變이라 하고 이것을 미루어 행하는 것을 通이라 하니, 이 변화원리를 들어서 천하의 백성들이
사용하게 하는 것을 일러 事業이라 말한다.” 48)
위에서 形의 세계를 초월한 존재를 道라 하고, 形을 갖고 있는 존재를 器라고 한 것이다. 形而上의
道가 形而下의 器로 化하여 마름질하는 것을 變이라고 하였으며, 이를 발판으로 삼아 실행하는 것
즉 道가 현실적으로 통용할 수 있게 이루어지는 것이 通 이라 한다. 이러한 變通의 원리를 들어서
백성들의 삶의 원리로 드러내는 것이 군자(인간)의 事業이라고 하였다.
“天에 있어서는 象이 완성되고 地에 있어서는 形이 완성되니 變化가 드러난다.” 49)
그리고 變化는 하늘에 있어서 象으로 완성되고 땅에 있어서는 形으로 완성되어 드러남을 알 수
있다. 그런데 하늘은 시간의 운행원리, 즉 天道가 드러나는 천문이라면, 땅은 地道로서 하늘의 기운
하니 蓋取諸離
46) 馮友蘭. 앞의 책 제618쪽: 『주역』. 계사상. 제12장. 夫象 聖人 有以見天下之賾 而擬諸其形容 象其物宜 是故謂之象
47) 『주역』. 계사상. 제5장. 一陰一陽之謂道
48) 『주역』. 계사상. 제12장. 是故 形而上者謂之道 形而下者謂之器 化而裁之 謂之變 推而行之 謂之通 擧而措之天下之民
謂之事業
49) 『주역』. 계사상. 제1장. 在天成象코 在地成形하니 變化ㅣ 見矣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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