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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사암각화에 반영된 공동체 의식  박선식



                   필자는 세 인물은 각기 다른 신체적 개별적 상태의 각이함이 존재하여 어로작업선(불4도상)을

                 향한 연관적 메시지 또한 제 각기 다를 수 있다는 소견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각기 어로작업선을
                 향한 연관적 메시지(도상간의 연관성)는 서로 다르지만 모두의 마음은 전체의 안정된 삶과 연결될

                 수 있다는 포괄적 의미가 존재함을 인지하게 되었다. 곧, 인물 우11의 경우에는 기다란 피리를 불
                 며 아득히 멀어져가는 어로작업선에 올라 거친 해양어로를 감당하는 마을의 동료 또는 친구들의

                 무운과 개선을 빌었을 터이다. 또한 인물 우12는 자신의 고유한 몸짓을 마치 숙연한 춤사위로 바꾸
                 어 해양어로의 거친 생업현장으로 가고 있는 사람들의 작업성공과 무사귀환을 기원하고 있는 모

                 습일 수 있겠다. 그러면 인물 우13의 경우는 어떠한 것이었을까? 짐작컨대 인물 우13의 경우가
                 가장 안타까울 수가 있겠다는 느낌이다. 해당 인물은 무엇보다 인물 우11과 인물12보다 무릎을

                 굽히고 있는 신체쇠약 내지 신체불편이란 신체적 특이성을 지니고 있는 존재이다. 따라서 인물 13
                 은 생업의 과정에서도 큰 기여를 하지 못하고 있던 선사 당시의 불우인물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한

                 차별적 한계를 지니고 있었을 인물 우13은 저 멀리 어로조업의 거친 현장인 바다로 다가가는 사람
                 들에게 다치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목청껏 소리치고 있는 모습일 수도 있을 터이다. 더불어 두 손을

                 모아 간절한 무사귀환과 어로 성공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두 손으로 비손      33) 하고 있는 모습일 개연성도 느껴진다.

                   필자는 어로작업선(불4도상)과 각 인물도상이 서로 상호
                 작용하는 연쇄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따라서

                 어로작업선과 각 인물도상들이 서로 이루고 있는 거리의
                 비율 등에 따라 도상사이에 조성되어 있었을 연관성을 제

                 시한 관련된 도식으로 요약하였다.
                   필자는 대곡리암각화의 상부에서 보게 되는 向동방의 시

                 선일치 군상의 도상을 통해 한국 연해지역에서 연희되던
                 이른바 풍어제나 관련 굿놀이를 연상하게 된다. 대곡리암

                 각화의 최상부 인물도상군을 통해 반드시 오늘날까지 지속
                 되는 풍어제와 굿놀이와 일치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다

                 만 해안지역의 풍어제나 굿놀이가 풍어의 기원이나 각 가
                 정의 안녕과 어촌사회 전체 구성원의 무사와 기복을 담고

                 있다면, 대곡리암각화에는 도리어 그러한 풍요와 안녕을
                 기원하는 기원관념이 원형적 이미지로 표현되었다는 생각                           그림 21 오늘날 한국의 해안지역에서

                 을 느끼게 된다. 특히 동해안풍어제에서 주가 되는 신은 골                       간헐적으로 베풀어지는 풍어제 속에서
                 매기 서낭신으로 알려져 있음에 주목하게 된다. 골매기서                          춤을 연희하는 전통예술인의 한 모습



                 33) ‘비손’은 한국의 전래 민속의 한 모습으로 두 손을 비비면서 소원을 이루게 해 달라고 비는 일을 지칭한다. 유의어로
                 ‘祝手’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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