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P. 179

한국 선사암각화에 반영된 공동체 의식  박선식



                 상고시기의 도상구성이 어떻게 진전되었는지를 추정하기란 실로 난감하다.



                   2) 천전리 암각화에 반영된 만물번성의 소망



                   천전리 암각화의 암면에 분포된 상고시기의 도상들을 보면 인물도상이 대곡리의 경우보다 상대

                 적으로 그 개체수는 적다.(신라시기의 경우는 논외로 함) 그리고 전신상이라고 이해되는 도상이
                 2개체 있으나 그 표현 방식이 일치하지 않아, 암각미술의 전통이 작업자마다 달랐을 개연성을 느

                 끼게 한다. 그리고 인면상이 확인되며 신체의 일부가 표현된 도상이 확인되는데 전신상이라고 볼
                 수 없는 불완전한 도상이란 점이 특이하다.

                   한편으로 전체적인 도상의 주류는 마치 마름모꼴처럼 보이는 기하도상이 연이어 붙어있는 도상
                 의 散在가 두드러지게 파악되는 점이다. 과연 이러한 마름모꼴의 연송된 양상은 무엇을 의미하는

                 지 현재로서는 단정하기 곤란하다. 다만 일부의 연구자들이 여성의 중요부분(여근)과 연관하여 이
                 해하는 경향이 참고가 될 뿐이다. 만일 그러한 관점이 일견 합리적이라면 그토록 많은 여성성의

                 표현이 갖는 의미가 고찰되어야 할 터이다. 많은 여성성의 존재는 다산신앙과 연결될 개연성은 있
                 으나 확언할 수는 없다.



















                                                                   그림 24 마주 서 있는 천전리암각화의
                        그림 23 마주 서있는 음산 암각화의
                                                                               동물도상
                                   동물도상
                                                                      (울산대 반구대연구소 자료제공)



                   그런데 암면의 구성에서 向좌측 중앙부에 일부의 동물군이 마치 암수가 서로 바라보듯이 새겨져

                 있는 모습은 이 천전리 암각화의 또 다른 시각을 전달한다. 그것은 암수 한 쌍의 동물들을 각기 새
                 겨놓음으로써 동물의 개체수 중가를 바라는 데서 비롯된 생식기원의식을 반영한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천전리암각화의 그러한 도상은 음산암각화에서도 확인되기에 반드시 한국의 선
                 사인만이 만물의 번성을 소망한 미술작품을 구현했다고 단정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 다만 음산

                 암각화의 경우보다 암수가 마주한 동물의 쌍이 더욱 많은 점이 당시 천전리 선사사회인들이 지닌
                 만물번성의 소망의식이 더욱 강렬했음을 느끼게 한다는 점이 주목된다 하겠다.




                                                                                                    179
   174   175   176   177   178   179   180   181   182   183   1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