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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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문제는 어째서 이렇게 안면만 암각되어 있고, 또한 그 안면길이가 다른 전신상의 인물이 지닌
체장보다 긴 것인지는 의문이다. 다만 최근에 소개된 연구보고(국립문화재연구소, 2019)에서 해
당 안면의 두 눈의 아래로 마치 눈물 줄기로 착각할 정도로 기다란 선이 표현된 점은 이 인면상의
풀이에 한 단서가 될 여지를 제시한다. 마치 눈가의 두 눈물줄기로 착각될 정도로 길게 수직으로
표현한 선각의 흔적이 어쩌면 해당 안면에서 눈물줄기를 실제로 표현한 결과일수도 있다는 판단
도 가능할 수 있다. 27) 그렇다면 어째서 해당 인면상에 두 눈물줄기를 구체적으로 표현했겠는가가
의문이다. 이 부분에 관해서는 합리적인 접근이 쉽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 필자가 입수한 정밀 실측자료(한국선
사미술연구소 제공)에 따르면 해당 인면도상의 안면
하부에는 마치 수염과 같은 몇 가닥의 선이 확인되
어 놀랍기만 하다. 따라서 기존에 이 인면도상의 성
징을 여성으로 이해한 견해는 상당부분 수정이 불가
피한 상황이다. 28) 필자는 비록 아직 확언할 단계는
아니지만 제공된 대곡리암각화 정밀실측도를 기준
으로 본다면 역삼각형모습의 인면도상의 성징은 적
어도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이해함이 합리적이라는
견해를 느끼고 있다.
문제는 해당 인면도상의 성징이 남성이라면 어째
서 그 도상이 그 위치에 표현되었느냐 하는 점이다.
해당 도상의 주변을 보면, 주변에 서있는 전신인물
도상이 흩어져 있고, 向우측방의 멀리로는 뒤집힌 그림 12 다른 인물도상의 얼굴보다 큰 비율의
인면상(한국선사미술연구소 제공자료임)
고래의 아래로 어로선이 표현되어 있다. 어로선과
뒤집힌 고래가 관련성이 있는지는 신중한 판단이 요구된다.
하지만 뒤집힌 고래는 거의 죽어가는 고래를 표현하였을 개연성이 느껴진다. 왜냐하면 그 고래
의 아래에 표현된 어로선에는 고래의 몸에 꽂는 작살이 표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작살잡이가
없는 어로선은 거의 죽어가며 배를 하늘을 향한 채 뒤집힌 고래를 연안으로 끌어당기고자 항행에
나선 작업선으로 이해된다. 작살잡이가 정확하게 표현된 상부의 어로작업선을 보면 작살잡이는
27) 동국대학교 학술보고(『盤龜臺岩壁彫刻』, 서울:동국대학교, 1984)에 따르면, 해당 인면상의 두 눈의 아래로는 눈물
줄기와 같은 선각의 처리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자료사이의 차이에 관한 후속의 검토가 기대된다.
28) 필자는 대곡리암각화 관련 정밀 실측도(한국선사미술연구소 제공)를 입수하기 전에, 역삼각형 모습의 인면도상을
두고서“수척한 상태에서도 공동체의 안위를 걱정하면서 전체 구성원들에게 소중한 식료자원이 될 육류 등의 관리에
최선을 다한 여성 어르신의 도상적 표현”이라고 이해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의견은 정밀실측도상의 인물의 얼굴 아래
에 보이는 몇 가닥의 선으로 말미암아 여성이 아닌 남성으로 파악해야하는 실정임을 밝힌다.
박선식, 「대곡리 암벽각화 하부 좌·우측도상의 이해」, 『한국사상과문화』제104집, (서울:핝구사상문화학회,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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