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4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P. 134

정신문화 분과


                 들은 인정하려 하지 않지만, 그 내용이 우리 조상 전래의 가르침으로서 우리 민족정신과 연결이

                 되므로 재야 연구자들 사이에서는 『환단고기』의 기록에 따라 환인 때부터 전해져 내려온 민족 경
                 전으로 평가받고 있다.



                    ‘천부경은 환인 때 말로 전해지다가, 환웅 때 신지 혁덕에게 시켜 녹도문(鹿図文)으로 기록되었

                    고, 신라 때 최치원이 신지의 전문(篆文)을 옛 비석에서 보고 81자의 한문으로 갱부작첩(更復作
                    帖)하여 세상에 전했다.’       37)



                   따라서 천부경은 한자가 없던 때에 말로 전해지던 말 천부경, 전자(篆字) 천부경, 서글 천부경이

                 라는 세 가지 형태가 있으며, 그 ‘원형은 말 천부경’이다. 그러므로 서글 천부경을 해석할 때도 그
                 원형인 말 천부경 및 전자(篆字) 천부경의 의미와 맞도록 해석하여야 한다. 최치원은 그런 연관성

                 을 알고 한문으로 갱부작첩했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는 말 천부경과 전자(篆字) 천부경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 보니 대부분의 천부경

                 연구자들이 그런 천부경을 무시하고 81자의 서글 천부경을 한문으로 해석하는 데 매달리게 되고,
                 그러다 보니 환웅이나 단군 시절에 백성들과 대화를 통해 하나 됨을 실천했던 ‘하나 되라는 가르

                 침’이라는 의미가 퇴색되고 하늘의 이치라는 심오한 철학적 글로 인식되게 되었다. 어쩐지 주객이
                 전도된 느낌이다.

                   천부경의 대의(大義)를 알기 위해서는 실제로 그것이 사용된 상황을 살펴보아야 한다. 『단기고
                 사』와 『환단고기』「단군세기」에는 다음과 같은 기록이 있다.



                    “환웅(桓雄)이 천평(天坪)에 이르러 천부경(天符經)을 설교하시니, 사방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

                    여들어 듣는 자가 많았다.        38)



                    “(11세 단군) 46년(서기전 1846) 3월에 산의 남쪽에서 술과 음식을 갖추어 삼신에게 제사 올리
                    고, 그날 밤 특별히 널리 술을 하사하시어 여러 사람들과 더불어 술잔을 돌려가며 술을 마시면서

                    여러 가지 재주들을 관람하셨다. 이 자리가 끝나자 마침내 누각에 오르셔서 천부경에 대해서 논
                    하시고 삼일신고를 강연하셨다.”           39)



                   여기서 환웅이 개천 직후 천부경을 설교했으며, 단군 시절에는 단합 행사였던 제천 행사의 일부

                 로 천부경을 논했는데 특히, 밤이 되어 수많은 별이 ‘어우러져 돌아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기분

                 37) 임승국 번역·주해, 『환단고기』, 232쪽.
                 38) 대야발 저, 고동영 역, 『단기고사』, 도서출판 자유문고, 1986, 9쪽(전단군조선) ; 至于天坪吉林東部 定法度設敎而天
                 符經廳講歸化者若市衆
                 39) 임승국 주해, 『환단고기』 「단군세기」 11세 단군 조. 84쪽.



                 134
   129   130   131   132   133   134   135   136   137   138   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