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7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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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인간(弘益人間)’의 바른 뜻에 대한 한 연구 박정학
당시와 같은 연맹형 정치체제에서는 개인 간의 단합뿐 아니라 연맹 간의 단합이 필요했으므로
이를 위한 행사로서 제천 행사가 추진되었을 가능성도 높다.
김대성은 사)한배달 강의에서 제사를 순 우리말로 ‘차레’라고 했다고 한다. ‘차’는 물이 꽉 찼다
고 할 때의 ‘차다(満)’, ‘채우다’ 등의 의미이고, ‘레’는 수레나 쓰레기 등에 사용되듯이 ‘버린다’는
의미가 있으므로 ‘차레라는 말은 비우고(反省) 채우는(計劃) 행사’라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는 것
이다. 조상을 모시는 것은 그분을 중심으로 단합대회를 하므로 그 후손들은 모두 참석하라는 명분
이며, 축문을 통해 참석자들이 그간의 행동을 반성하여 버릴 것은 버리고, 상호 단합을 위한 새로
운 계획을 하여 채울 것은 채우자고 다짐해야 한다는 것이다.
제사는 이렇게 단합을 위한 행사였다. 그러므로 너와 나의 어울림을 강조하는 홍익인간의 의미
와 뜻이 통한다.
3) ‘어른’ 문화와 홍익인간
우리 겨레의 리더, ‘어른’ 문화는 세계에서 아주 독특하다. 서구나 중국의 리더, 황제(皇帝) 등은
법에 따라 주어진 권한을 행사함으로써 조직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요즘은 어른도 없
나?’하는 우리 말에서 느끼듯이 우리나라에서 리더인 ‘어른’은 주어진 지휘권만 행사하는 사람이
아니고, 스스로 조직에 ‘어울리기’를 잘해야 하며, 지도자가 되어서는 조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조
직 목표 달성에 헌신하도록 ‘어우르기’를 잘해야 하는 사람이다. 어울리기와 어우르기를 통한 자
발적 참여를 통해 조직이 하나로 단합되도록 만들어 ‘함께 번영’이라는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도록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사람이라는 의미가 그 말속에 포함되어 있으므로 홍익인간의 의미와 뜻
이 통하면서, 리더에 비해 격이 한 차원 높은 지도자다.
4) 의식주 문화와 홍익인간
우리의 의식주 문화는 ‘사람이 우주·자연과 어우러지는 것’을 매우 중시한다.
대부분 나라의 단품 식사(한 가지 음식만으로 식사가 됨)에 비해 우리 음식은 국과 밥, 여러 가지
양념과 재료들을 섞어서 발효시킨 김치와 장, 나물 등 반찬이 ‘한꺼번에 어우러져야’ 한 상의 식사
가 된다.
우리나라 한복 바지는 클라인 병의 원리에 따라 4차원의 세계를 3차원에 구현한 세계에서 유일
한 차원 높은 옷이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가장 넓은 수용 공간을 만드는 방법이므로 입으면 아주
편하다. 요즘의 서양 과학으로도 생각해내기 어려운 멋진 자연 융화 사고체계다. 43)
그리고 자연 속의 물과 공기의 흐름에 맞추어 습기가 차지 않게 건축한 석굴암 또는, 새나 곤충은
물론 이끼조차 끼지 않게 건설되어 대장경(2007, 국보 32호)보다 먼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
로 등재된 해인사 장경각(1995, 국보 52호)과 같은 건축 기술은 서구의 가장 앞선 현대 과학기술
43) 김상일, 『초공간과 한국문화』, 교학연구사, 1999, 76~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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