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국제학술문화제-정신문화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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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문화 분과
로도 복원하기 어려웠거나 하지 못하는 특이한 우리나라의 고대 건축술이다. 조선 때 7회의 화재
와 일본인들의 집요한 요구, 6.25 때의 폭격을 견뎌내었으며, 1974년 정부의 개축 지시에서도 살
아남았다. 그런 가치를 알아보는 사람이 있었기 때문이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해인사 장
경판전은 자연환경을 최대한 이용한 고도의 과학적 소산물’로 높이 평가하였으나 문화재청의 설
명문에서는 이런 내용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 모두가 자연과 사람을 지배하고 지배받는 관계가 아니라 사람도 자연과 한 덩어리로 어우러
져 그 원리에 따라 함께 살아가야 한다고 보는 우리 겨레 사유체계의 실천으로 해석할 수 있다. 따
라서 홍익인간의 의미와 바로 연결되는 것이다.
5) 음주가무(飲酒歌舞)와 홍익인간
한·중 여러 책에서 우리 겨레가 음주가무(飲酒歌舞)를 좋아했다는 기록이 많다. 대표적으로 아
리랑과 강강수월래에서 볼 수 있듯이 그 음주가무는 ‘너와 내가 하나로 어우러지도록 하는 수단’으
로 이용되었다. 그런데, 교과서 등 어디에서도 이러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다. 우리 스스로 그런
문화의 의미를 모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1999년에 위암이 발병하였으나 병원에서 요구하던 위 절단 수술을 하지 않고, ‘근본 원인
인 미움을 없애면 낫는다’는 우리 민방 전문가의 조언에 따라 ‘용서 명상’을 통해 두 달 만에 종양이
없어진 후 지금까지 재발하지 않고 있다. 서로 미워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 너와 내가 하나로 어우
러지는 것을 방해하므로 이를 없애는 어울림 원리에서 나온 생활 의료 요법이다. 요즘의 코로나19
사태에도 이런 우리 문화적인 방법을 찾아 적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회포를 푼다’는 회포 풀기 문화도 마찬가지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얽힌 감정을 그대로 두면 서
로 어우러지기가 어렵기 때문에 조직의 활성화를 위해서 함께 술을 마시고 노래하면서 그런 응어
리를 푸는 화해·상생의 문화다. 이 역시 ‘너와 내가 우리로 하나 되어야 한다’는 홍익인간 이념의
실천이라고 볼 수 있다.
6) 배움과 함께 깨침을 중시한 교육제도 운영
그리고 또 있다. 우리 겨레는 지식 가르치는 것 못지않게 스스로 깨쳐서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것을 중시하는 교육 문화를 가지고 있다. 깨쳐야 실천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세상에 대한 지식을 배우고, 그것을 자기 나름대로 응용하는 법을 깨쳐서
실제 생활에 적용하는 과정이라 볼 수 있는데, 지식은 학교나 책과 인터넷 등을 통해 얻을 수가 있
지만, 깨침은 얘기를 듣거나 배움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실생활에서 자신이 그것을 효과적
으로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어느 순간 문득 터득하게 된다. 이렇게 지식을 배우고 그에
대한 깨침이 합쳐져서 믿음이 생겨야 행동으로 옮기게 된다. 단군사화에서도 ‘홍익인간’과 함께
‘재세이화’를 강조하고 있듯이 우리 조상들은 지식도 실천으로 이어지도록 가르쳤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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