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4 - 국제학술문화제-동북공정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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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공정 분과
한민족 역사의 일부라는 사실이 최근에 밝혀지고 있는 말갈과 북방민족들 간의 관계사를 정리할
필요가 있으며 이것을 통해 한국 고대사 및 동북아시아 고대 역사 인식 체계 확립에 긍정적인 변화
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본 논문에서는 말갈이 중국사서에 등장하는 6세기(563년) 이후부터 고구려와 발해시기에 등장
하는 읍루, 물길, 돌궐, 거란, 몽골, 여진과 같은 북방민족들과 고구려와 발해의 구성원인 말갈 간
의 관계를 고찰해 볼 것이다. 따라서 말갈과 북방민족과의 관계에서 주요하게 살펴 볼 대상은 동일
한 숙신-읍루계인 읍루, 물길, 여진과 동호-선비계인 거란, 몽골, 흉노계인 돌궐이다.
2. 말갈과 읍루의 관계
읍루는 숙신의 후예이자 말갈의 전신 명칭으로 퉁구스 계열 민족이다. 후한부터 오호십육국시
대 사이에 연해주와 그 부근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후한서』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1. “읍루는 옛 숙신의 나라이다. 부여의 동북 1천여 리에 있는데 동쪽은 큰 바닷가이고 남쪽
은 북옥저와 접하였는데 그 북쪽의 끝나는 곳은 알 수 없다.” 15)
㈎-2. “흑수말갈은 숙신의 땅에 있는데 또한 읍루라고도 하며 북위 때에는 물길로도 불렸다. 경
사에서 6천 리 밖에 있는데 동쪽은 바다에 접하고 서쪽은 돌궐에 닿으며 남쪽은 고구려
에, 북쪽은 실위와 접해 있다.” 16)
『후한서(後漢書)』「동이열전(東夷列傳)」과 『삼국지(三國志)』「오환선비동이전(烏丸鮮卑東夷傳)」
의 기록에 따르면 고조선이 붕괴된 후 한반도와 지금의 요하 동쪽의 만주 및 연해주에는 부여ㆍ고
구려ㆍ읍루ㆍ동옥저ㆍ예ㆍ최씨낙랑국ㆍ대방국ㆍ한 등 여러 나라가 있었다. 그러나 열국시대보
다 앞선 고조선시대의 기록을 보면 이들 열국 가운데 한을 제외한 나머지 나라들은 모두 지금의
요서 지역에서 확인된다. 이들은 원래 지금의 요서 지역에 있었던 고조선의 거수국들이었던 것이
다. 17) 따라서 이들은 고조선의 붕괴와 더불어 동쪽으로 이동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시기에
말갈도 등장한다. 이주 과정 속에서 숙신은 원 거주지에 남았던 집단도 있고, 다른 지역으로 이동
하였던 집단들은 지금의 내몽고자치구를 비롯하여 몽골 동부, 연해주, 만주, 한반도 등으로 흩어
져 살게 되었을 것이고, 후대에 읍루나 물길로 불려 지다가 다시 말갈로 불려지게 되었을 것이다.
15)『後漢書』卷85,「東夷列傳」 挹婁傳,
“挹婁, 古肅愼之國也. 在夫餘東北千餘里, 東濱大海, 南與北沃沮接, 不知其北所極.”
16)『新唐書』卷219「北狄列傳」第144 黑水靺鞨,
“黑水靺鞨居肅愼地, 亦曰挹婁, 元魏時曰 勿吉. 直京師東北六千里, 東瀕海, 西屬突厥, 南高麗,
北室韋.”
17) 윤내현,「고조선의 국가구조」『고조선연구』, 일지사,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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