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9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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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해례』와 『환단고기』의 유사성에 대한 고찰 송옥진
한민족을 대표하는 지극한 밝음의 세계를 의미한다. 38) ‘일사(逸史)’는 숨겨진, 알려지지 않은 이야
기라는 것으로 태배일사라는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감춰져 있던 상고 역사, 빛나던 배달민족의
잃어버린 역사를 정리했다는 것이다. 아마도 이맥의 활동시기는 이미 세조와 예종, 성종때의 수서
령 이후 관련 문헌을 시중에 모두 거두어 들인 이후인데다가 주요 수서 대상인 상고사서의 내용을
적은 이유로 『태백일사』라 명명했을 것으로 보인다. 저자 이맥은 『단군세기』를 쓴 행촌 이암의 현
손이자, 세종때 좌의정을 지낸 이원의 손자로 44세(1498년, 연산군4) 때 관직에 나갔으나 장숙용
이 연산군의 은총을 기화로 호화주택들 짓고 축재에 광분함을 보고 이를 탄핵하다가 충청도 괴산
에서 2년간(1504~1505) 유배생활을 하였다. 중종반정으로 연산군 퇴위후 다시 관계 진출, 성균
관사에 제수되고 사헌부장령을 겸한 이맥은 관기확립에 힘썼다고 하며 동지돈녕부사에 이르렀는
데 성품이 매우 강직하고 매사에 공정하였다고 한다. 39) 66세(1520)때 실록을 기록하는 찬수관이
되었다 한다.
총 8개로 구성된 세부 장 중에 다섯 번째인 「소도경전본훈」만 본기가 아닌 ‘본훈’의 이름을 붙였
다. 이는 비록 사관적인 측면에서는 유사하더라도 앞선 4개의 본기와는 다른 관점에서 기술되었
다. 『태백일사』는 기본적으로 상고의 신화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삼신오제와 환국, 신시의 시기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고 이어지는 삼환관경 역시 역사시대로 구분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소도경전
의 가르침이 다음 5장 「소도경전본훈」이고 다시 고구려와 대진국, 고려국본기로 서술하고 있다.
소도경전본훈을 중심으로 그 이전시대는 한국사학계에서 그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시대인데 『태
백일사』는 삼신오제부터 고려에 이르는 시기까지를 하나의 맥으로 이어내는 한민족사로 구성하
고 있다. 또한 특이한 점은 태백일사에 기본적인 역사이해 방식으로는 고구려에서 발해를 잇는 북
방지역을 중심으로 구성된 역사관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은 박제가의 『부도지』나 김부식의 『삼
국사기』가 신라로부터 고려로 이어지는 서술 흐름과 상이한 모습을 보이는 점이다. 게다가 신라
불국토의 이념을 중심으로 한 일연의 『삼국유사』와도 그 성격을 달리함을 엿볼 수 있다. 그러므로
『태백일사』의 역사관은 기본적으로 삼한과 삼국, 통일신라와 후삼국을 거쳐 고려와 조선으로 이
어지는 한국사학계의 역사 승계 입장과는 기본적으로 정면충돌하고 있다는 점이다. 40)
4. 소도경전본훈의 핵심주제
『환단고기』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태백일사』에는 한국 전통 사상 연구자들에게
경전과도 같은 「천부경」과 「삼일신고」의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총 8편으로 구성되어 있는 『태백
일사』 중 다섯 번째 챕터인 「소도경전본훈」에는 신시시대 발귀리 선인의 이야기에서부터 을파소
38) 민영현, 「소도경전본훈에 나타난 삼일의 의미맥락과 천부경의 철학사상」 『선도문화』3, 73쪽.
39)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이맥(출처: http://encykorea.aks.ac.kr)
40) 민영현(2007), 7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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