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7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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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해례』와 『환단고기』의 유사성에 대한 고찰 송옥진
명나라는 조선에게 중국의 부용국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다. 때문에 조선은 단군 이전의 역사기
록을 감추어야 하는 시대 상황이 발생하게 될 뿐 아니라 환인 환웅 시대의 역사는 이미 고려 시대
유학자들이 기피하고 있었고 주자학을 받아들인 이후 더욱 심해져 조선은 단군 이전의 상고사를
국시(國是)에 위반되는 역사로 치부하게 되었다. 32)
일본은 에도시대(1603~1867) 이래 한국에 관심을 기울여 왔고 명치시대 이후 한국에 대한 연
구를 본격화 하면서 ‘정한론(征韓論)’을 정립하는데 이는 침략 대상국국 역사 연구의 목적이 명백
히 식민지배 논리 창출의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것에 있었다. 청일전쟁과 노일전쟁 등 제국주의
침략전쟁을 통해 식민지배 논리를 공고히 한 일본은 대한제국을 강제병탄함과 동시에 한국사 왜
곡 작업에 착수한다. 33) 당시 일본의 입장에서 한국사 연구는 한국인에게 행한 동화정책의 목적을
달성하는 필수불가결한 일이며 이 작한 맥락에서 일본학자들의 참여로 이루어진 한국사 연구의
최초 결과물이 하야시 다이스케가 저술한 『조선사』 5책이다. 하야시는 1892년 이 책에서 대한제
국을 정치적으로 지배하려는 일본의 의도 그대로 전통시대 한국사 인식을 완전히 뒤집는 내용으
로 한국사를 기술하였으며 이후 전 세계에 널리 배포되어 한국을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기
초자료로 사용되었다. 또한 하야시의 조선사는 훗날 조선총독부에서 편찬한 『조선사』37책의 모
본이 되어 오늘날 한국사의 모든 흐름이 한반도에서 전개된 것으로 이해하기 시작하는 왜곡의 첫
출발점이 되기도 하였다. 이들 책의 핵심내용은 중국 식민지설, 일선동조론(日鮮冬朝論-한국사를
일본사에 예속시키는 근거로 사용), 한국 역사의 타율성 강조로 대표된다. 여기에는 일본이 조선
의 역사를 조작하여 침략의 정당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명백한 의도를 담고 있는 결과물이다. 특히
『조선사』는 한국사를 중국사에 종속되는 것으로 보는 입장을 취하는데 단국조선을 부정하고 기자
조선을 시조로 기술하는가 하면, 한군현 설치 이전을 태고(太古)로 하여 삼국시대 이전을 인정하지
않는 등의 왜곡된 한국사관이 나타나 있다. 조선사편수회의 『조선사』로 이어지는 식민사관은 일
본이 오랜 시간을 공들여 편찬하여 현재까지도 한국 사회에 대단히 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책은 한국사 연구에서 전범이 되다시피 하여 1960녀 국사교과서를 만들 때도 조선사편수회으
지침이 거의 그대로 응용되어 전체 한국사 연구의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었다. 최근 까지
도 『조선사』 번역에 반대하는 주요 이견은 ‘대부분이 오늘날 그 사실들을 알 수 있고 그 내용이 이
미 역사서에 나와 있으므로 필요한 사람들은 고부를 하여 보면 되는 것으로 번역의 필요가 없다는
것’으로 말한다. 그러나 이 두 『조선사』는 현대 한국사 성립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늘날 우리 사회에 잔존하는 식민사관과 고등학교 교과서 등의 역사서술과 관련하여 내
부성찰이 필요하다. 34)
삼국이전의 시대가 없는 역사가 된 이후 우리나라의 모든 인문학은 역사와 문화연구에 있어 삼
32) 박성수(2011), 418쪽.
33) 편무진 외 번역, 김위현·박성수 해제, 『조선사 번역, 해제』, (서울: 인문사, 2013), 13쪽.
34) 편무진 외 번역, 김위현·박성수 해제, 『조선사 번역, 해제』, (서울: 인문사,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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