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8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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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 분과 2
국 이전으로 소급불가능한 반토막 역사가 되고 말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역사왝곡은 우리 민족문
화가 고유문화 없이 차용문화만의 역사가 되고 근대 이후 식민지 문화로 이어지게 되었다. 일제식
민사학뿐아니라 조선시대에 이미 문화식민주의가 있었으니 우리의 국풍(國風)은 없이 외풍(外風)
만 만연하게 되었다. 35) 이러한 때에 환단고기의 발견은 민족문화의 사활과 관련된다. 조선왕조
이후 단군 개천은 국시이자 국정사관이다. 중종 때 박세무가 지었다는 『훈몽선습(訓蒙先習)』은 천
자문 다음으로 중요한 교과서인데 여기에 단군은 신인이요 하늘에서 내려와 나라를 세웠다고 명
시하고 있다. 반명 고려시대 저작물인 일연의 『삼국유사』나 이승휴의 『제왕운기』는 동몽선습과는
달리 신시개천을 주장한다. 이러한 변화는 왕조교체와 동시에 환인과 환웅, 단군에 대한 역사인식
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36) 조선초기 『동국통감』, 『동국여지승람』, 『삼국사절요』 등
에서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왔다는 신시개천의 기록을 지우고 단군을 그 자리에 둔 것은 조선왕조
의 건국 이념이 내포되어 있는 것인데 환인, 환웅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환인·환웅·단군을 한몸
으로 보는 삼신신앙에 그 근거를 두어 단군의 개천을 정당화하고 있는 것이며 단군 이전의 나라인
환국과 신시가 역사가 되고 단군의 개천과 조선의 건국이 민족사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37) 반면
환단고기는 이름 그대로 환인, 환웅의 시대를 포함하며 이것의 역사관은 대종교의 상고사서인 심
교헌의 『신단실기』, 『신단민사』, 윤세복의 『단조사고』가 단군중심으로 기술하는 것과 달리 단학
회의 상고사관은 환웅을 중심으로 한다.
3. 환단고기 태백일사의 내용
21세기 현대인들에게도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한 작업과 한국인으로서, 혹은 세계인으로서의 삶
의 가치란 무엇인가 하는 등에 대한 답은 철학적, 정신 사상 연구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 고유의
전통사상이 무엇인가에 대해 ‘홍익인간’ 혹은, ‘삼신(하느님)’보다 더 적합한 단어는 찾기 어렵다.
또한 천부경 연구가 나날이 확대, 재생산되면서 한국 고유의, 최고의 경전으로서의 위상도 점차
높아지는 추세로 보인다. 이러한 홍익인간과 천부경, 삼일신고 등이 무엇인지 잘 설명하고 있는
문헌이 바로 『환단고기』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태백일사』에 대한 올바
른 정독은 더욱 중요해 보인다.
『태백일사』는 조선 중종때 이맥이 편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8개의 파트로 구분되어 있는데
삼신오제본기, 환국본기, 신시본기, 삼한관경본기에 이어 5번째로 소도경전본훈이 수록되어 있
다. 그 뒤를 이어 고구려국본기와 대진국본기, 고려국본기의 시대별로 편찬되어 전체적으로는 기
전체의 역사순서를 따르고 있다. ‘태백(太白)’은 환웅천제의 강림지역이자 신시개천의 영역이며
35) 박성수(2011), 421쪽.
36) 박성수, 「단군에 대한 인식 변천」, 『청계사학』13, (1997)
37) 박성수(2011). 4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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