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2 - 국제학술문화제-가야사/환단고기 분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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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단고기 분과 2
3. 생성의 순서 수-화-목-금-토
해례본에서는 중성 11자의 제자원리(制字原理)가 음양오행(陰陽五行)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을
분명히 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초성 17자의 제자원리에서 언급되었던 바와 같이 제자해(制字
解) 첫머리에 나오는 “천지의 도는 오직 음양오행뿐이다(天地之道, 一陰陽五行而已)”와와 뒤이어
나오는 “초성에는 스스로 음양, 오행, 방위의 수가 있게 되는 것이다(初聲之中, 自有陰陽五行方位之
數也)”, “중성자에도 음양, 오행, 방위의 수가 있다(中聲之中, 亦有陰陽五行方位之數也)”의 일체화
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16) 이는 훈민정음 해례 전반에 걸친 사상적 체계를 의미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구절들 때문에 음양오행, 하도낙서(河圖洛書), 설문해자(說文解字) 등과 연결하여
훈민정음의 바탕을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음양오행론만으로는 훈민정음 해례에서 보이는 중성
과 ‘ㅣ’의 역할을 충분히 설명할 수 없는데 그 이유는 기본적으로 중국 문헌에서 언급되지 않는 천
부경을 위시한 한국 선도 고유의 사상이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성 제자해에서 천·지·인을
표상하여 ㆍ, ㅡ, ㅣ를 생성했다면 다음은 하도낙서로 대표되는 동양의 수(數)철학에 빗대어 설명
한 부분으로 중성자(모음)를 음양오행과 천지의 수로 설명한 부분이다.
ㅗ는 하늘에서 처음 생겨난 것으로 천수(天數)로는 1이고 수(水)를 낳는 자리다. ㅏ는 그 다음으
로 생겨난 것으로 천수(天數)로는 3이고 목(木)을 낳는 자리다. ㅜ는 땅에서 처음 생겨난 것으로
지수(地數)로는 2이고 화(火)를 낳는 자리다. ㅓ는 그 다음으로 생겨난 것으로 지수(地數)로는
4이고 금(金)을 낳는 자리다. ㅛ는 하늘에서 다시 생겨난 것으로 천수(天數)로는 7이고 화(火)를
이룬 수이다. ㅑ는 그 다음으로 다시 생겨난 것으로 천수(天數)로는 9이고 금(金)을 이룬 수이
다. ㅠ는 땅에서 다시 생겨난 것으로 지수(地數)로는 6이고 수(水)를 이룬 수이다. ㅕ는 그 다음
으로 생겨난 것으로 지수(地數)로는 8이고 목(木)을 이룬 수이다. 수(水, ㅗ, ㅠ)와 화(火, ㅜ, ㅛ)
는 기(氣)에서 벗어나지 못해서 음과 양이 서로 교합하는 시초로 오므리게 되고(원순모음이 되
고) 목(木, ㅏ, ㅕ)과 금(金, ㅓ, ㅑ)은 음양이 바탕을 고정하였으니 열린 특성을 지닌다.
이를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하도낙서의 원리를 위 중성자의 수에 적용하게 되면 해례본에서
언급하고 있는 천지수 배열이 잘못되었다고 하는데 이를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다.
16) 문효근, 「훈민정음 제자원리 2」, 『세종학연구』8, 세종대왕기념사업회, 1993, 1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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